20조 ‘선별지원’ 지킨 홍남기…‘전국민 지급’ 갈등 불씨 여전

뉴스1

입력 2021-03-03 07:42:00 수정 2021-03-03 07: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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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여당과 씨름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역대 최대인 20조원에 육박하는 4차 재난지원금의 ‘선별지원’ 방식을 관철했다.

그 과정에서 당초 12조원 수준으로 편성하려던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는 15조원으로 늘었지만 국채 추가발행 만큼은 남는 세금과 기금을 동원해 10조원 바로 아래인 9조900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경제가 나날이 악화하면서 재정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정치권 압박과, 재정건전성 유지라는 신념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잡으려 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와 정치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청와대와 여당은 올해 안으로 보편 위로금 형태의 전국민 지원금을 추진하려는 분위기지만, 재정당국 수장인 홍 부총리에게는 수용하기 힘든 사안이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차 재난지원금 및 2021년 1차 추경안 사후 브리핑을 열고 “보편적인 지원보다도 피해계층을 집중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지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앞서 전국민 지원금과 관련해 이같이 부정적인 견해를 숱하게 밝혀 왔다.

이는 여권의 주장과는 반대된다. 청와대와 여당은 방역 상황만 좋아진다면 전국민 위로금 지급을 통해 경기 마중물 역할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 지원금, 국민사기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코로나가 진정되면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아울러 올린다”고 말했다.

여당이 이번 4차 지원금에서 ‘보편-선별 병행’에서 ‘선별’ 지원으로 한 발짝 물러선 만큼, 향후 논의에서는 전국민 위로금 주장을 강조할 조짐도 엿보인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정치권 주장과 무관하게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추경안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면서 “여러모로 궂은 소리를 듣더라도 재정당국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여기서 궂은 소리란 정치권이 보편 지원 등에 반대한 홍 부총리에게 제기했던 각종 사퇴론과 책임론 등으로 해석된다.

전국민 1차 재난지원금과 역대 최대 규모 추경을 당에 떠밀리듯 추진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나라의 ‘곳간지기’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는 각오가 보인다.

홍 부총리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48.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절대수준만 보면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부채 증가 속도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0%대로, 30%→40%대로 올라서는 데까지 각각 7~9년이 걸렸다. 그러나 최근 급증한 정부 지출로 인해 40%→50%대까지는 2~3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홍 부총리는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OECD 국가 중 기축통화국 국가채무비율은 100%를 넘어서는 반면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미국·일본 등보다 크게 낮다는 점을 근거로 전국민 지원금의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홍 부총리는 이 근거가 ‘비기축통화국’만 따로 놓고 볼 경우 무력화된다고 피력한 것이다.

다만 홍 부총리는 전국민 지원금을 둘러싼 정치권과의 샅바 싸움보다는, 당장 눈 앞에 있는 추경 심사와 4차 지원금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다음 추경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보다 오늘 발표한 예산안이 국회에서 빠른 시간 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고 그 집행이 신속하게 되도록 준비하는 데 주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음 번 계획에 대해서는 방역의 진행상황, 경기 회복상황,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다면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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