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전용 친환경 도료 기술, 대기오염-교통사고 줄인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21-03-02 03:00 수정 2021-03-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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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윤성산업개발

㈜윤성산업개발 공장 전경.
아스팔트 혼합물은 굵은 골재, 잔골재와 채움재를 아스팔트로 결합한 혼합물이다. 흔히 도로포장 등에 쓰는 건설자재로 업계나 대중에겐 ‘아스콘’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현장에선 160∼180도의 높은 온도에서 생산되는 가열 아스콘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온인 탓에 도로포장 시 온실가스 및 유해가스가 다량 발생해 이로 인해 대기가 오염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 점에서 ㈜윤성산업개발이 개발한 친환경 도료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윤성산업개발이 국립 한경대 한국미래융합기술연구원, 금호석유화학과 1년에 걸쳐 개발한 ‘배수성 아스콘’은 탄소 배출량을 30% 줄이는 등 대기오염물질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면서도 교통사고의 주원인인 우천 시 수막현상을 크게 낮춰 도로 안전도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친환경과 어린이 안전이 점차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운데 사용 및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친환경 가치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아

착색제를 활용한 컬러 아스콘.
윤성산업개발이 개발한 친환경 도료 관련 기술의 정식 명칭은 ‘배수성 아스팔트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시공 방법’이다. 일반 가열 아스팔트 혼합물 대비 낮은 온도인 중온(130∼150도)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뜬다. 이를 두고 윤성산업개발 최유승 대표는 “생산 온도를 낮춰 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저감한 친환경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윤성산업개발과 금유석유화학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온실가스 및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점차 더 많은 현장에 적용해 가고 있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외에서 환경 관련 규제들이 늘어나는 데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아스팔트 도로포장 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나 황산화물 등 유해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중온 아스팔트 포장 공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커졌다.

정부가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스팔트 혼합물 생산 과정에서 연간 80만 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중온 아스팔트 포장 공법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를 약 30만 t 저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소나무 6000만 그루 식목 효과에 해당하는 막대한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다.

배수성 포장(오른쪽 사진)과 일반 포장 비교.
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해외에서는 이 기술이 친환경 도로포장 공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은 도로포장의 40% 이상을 중온 기법을 적용할 정도로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 가치가 중요해질수록 기술 가치도 더 올라갈 뿐 아니라 적용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중온 아스팔트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법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속속 나오고 있다.

현재 윤성산업개발은 한경대 산학협력단이 주관기관으로 있는 국토교통부 미세먼지사업단에도 소속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연구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윤성산업개발이 개발한 배수성아스팔트 조성물 기술은 2020년 9월 21일 특허 등록됐으며 10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지정을 받으면서 기술 경쟁력을 널리 인정받았다.

현재 국내 친환경 아스콘 시장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시장이 아닌 수출 지향형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해당 분야가 커지고 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다.


도로 안전 높이려면 도로포장에 관심 기울여야

최유승 대표
윤성산업개발 최유승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중온 아스팔트 기술은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도로 안전성도 기존 대비 더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윤성산업개발은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일명 민식이법)이 공포된 이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보행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사회 분위기가 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친환경 가치뿐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적극 반영해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도로포장이 보행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기 쉽지만 감속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노면 상태에 대한 관리 등 기본 의무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도로포장 기준 자체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스쿨존 차량 속도가 시속 30km 이하로 제한되고 주정차도 허용되지 않으며 노면과 스쿨존 주변에는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 등의 교통안전시설물도 부착해야 한다. 또 스쿨존에선 도로 표면에 착색제를 도포해 특정 색상을 부여하고 있으나 이는 도로의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있다.

운성산업개발이 개발한 배수성 아스콘은 다량의 공극(20% 이상)을 활용해 우천 시 빗물이 아스콘 표면부에서 배수가 이뤄지며 이를 통해 미끄럼저항성, 시인성 등이 향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진다. 아스콘 표면부와 타이어 마찰로 발생되는 소음 또한 줄어든다. 그동안 현장에선 배수성 아스팔트 포장 공법의 중요성이 대두돼 왔으나 일반 아스콘과는 달리 골재와 아스팔트 간의 낮은 결합력으로 내구성의 문제가 있어 널리 적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윤성산업개발이 개발한 배수성 아스콘은 아스팔트 혼합물에 골재와 아스팔트 간의 결합력을 높이는 개질 라텍스 첨가제를 투입해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기술 축적 덕분에 안전도 향상까지 이뤄진 사례다.

이와 관련해 최유승 대표는 “착색제 도포 시에도 첨가제를 통한 골재와 아스팔트 간의 접착력 강화로 내구성 개선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스쿨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착색제 적용도 더 수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친환경, 어린이 안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한편 사회적 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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