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속에도 ‘최고의 브랜드’는 빛났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21-02-26 03:00 수정 2021-02-2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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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KCAB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2021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52개 선정
래미안-신한PWM-AGE 20′s… 5년 연속 왕좌에 올라




“난 소중하니까(Because I′m worth it)!”

122년 전통의 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 파리의 유명한 광고 카피다. 이 메시지가 탄생한 지 올해로 꼭 50년을 맞았다.

뉴욕의 광고 대행사에 근무하던 23세의 젊은 카피라이터는 자신이 맡았던 로레알 파리의 광고를 통해 1970년대 여성에 대한 따분한 인식과 수동적인 여성상을 깨고자 했다. 마침내 광고사에 남을 역사적인 메시지가 탄생했고 당시 로레알의 이 슬로건은 여성에게 보수적인 관점을 가진 광고계와 문화계의 통념을 뒤흔들었다.

로레알은 이 한마디가 가진 잠재력을 꿰뚫어 봤다. 그리고 최초 브랜드 모델인 조안 뒤소를 통해 1973년 처음 이 광고를 TV로 송출했다. 주인공이 영상 마지막에 “난 소중하니까”라고 마무리하는 광고는 소비 주체인 여성이 로레알을 택한 이유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변인들에게 호감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임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로레알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을 대표하는 전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로 오늘날까지 명성을 이어가는 비결이다. 로레알은 제품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적극 구애했다. 고객을 반하게 만든 로레알의 사례처럼 브랜드 마케팅은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전략의 정석으로 자리매김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흥망을 브랜드가 결정할 정도로 권위가 높아진 가운데 소비자들이 직접 뽑은 52개 최고 브랜드가 공개됐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소비자평가위원회가 후원하는 ‘2021 한국소비자평가 최고의 브랜드(KCAB)’가 발표됐다.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한국소비자평가 최고의 브랜드’는 소비자 마음에 ‘최고(First)’로 각인된 만족도 1위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돕기 위한 취지다. 동시에 기업에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인지도 상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소비자 리서치를 토대로 전문가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여간 심사를 거쳐 가전, 주거,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 선호 브랜드를 뽑아냈다. 올해는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국내외 부문별 대표적인 브랜드 52개가 선정됐다. 심사 결과 삼성물산 ‘래미안’과 신한은행의 ‘신한PWM’, 애경산업의 ‘AGE 20′s’가 5년 연속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또 잇몸케어 치약 ‘파로돈탁스’, 아모레퍼시픽의 ‘일리윤’, 일동제약의 ‘퍼스트랩’, 유기농 생리대 ‘유기농본(류)’, 한돈 브랜드 ‘포크빌 포도먹은 돼지’는 4년 연속 왕좌에 등극했다.

올해 선정된 브랜드는 제품과 서비스의 지속적인 개발과 혁신은 물론이고 고객의 요구에도 충실하게 대응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단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해 둔 ‘2021 KCAB’ 수상 기업 및 기관·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도 실적 선방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결국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브랜드 가치와 신념은 소비자와의 약속”


심사평


전중옥 부경대 교수
사람의 됨됨이는 종종 그 사람이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에 따라 평가된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 역시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같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처럼 소비자는 약속을 지키는 브랜드에 친밀감을 가지게 되고 결국에는 브랜드 공감대 형성이라는 소비자-브랜드의 관계 구축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는 브랜드 가치에 결속하고 충성하게 되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급격한 시장 변화와 불안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기 존재와 가치에 대한 의미를 중요시하는 소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넘어 전 세대에 걸쳐 사회적 가치가 중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개념 있는 가치 소비’를 통해 소비자는 자아를 확인하고 자신의 가치를 반영하고자 한다. 이처럼 개념 있는 가치 소비를 위한 브랜드의 가치와 신념이 소비자 평가와 선택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경영화두가 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추상적인 경영철학을 넘어 지속가능을 위한 핵심 경영 원칙이자 소비자를 위시한 이해관계자의 평가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통한 사회적 가치 제고는 기업의 브랜드 활동과 직결돼 있다. 기업은 브랜드를 통해 그 가치를 약속하고 브랜딩을 통해 그 약속을 실천함으로써 소비자의 평가와 선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권리는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소비자의 가치 소비를 최우선시한다는 것은 소비자권리와 고객 만족을 이행하는 최고 브랜드의 책무이자 약속이다. ‘2021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대상’은 이러한 상생가치의 약속을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평가를 진행했다. 최고의 브랜드 대상 심사를 위해 공개 데이터를 통한 필터링과 객관적인 소비자 조사에 의한 소비자 평가에 의거해 수상 후보 브랜드를 선정하고 평가지표에 따른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진행했다. 특히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위해 브랜드 전략 및 정책, 소비자 권리 이행, 브랜드 소비자 만족도 등의 평가 지표를 사용했다. 그 결과 ‘2021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로 총 52개의 브랜드가 선정됐다. 5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은 브랜드를 위시해 최종 선정된 브랜드는 대상의 명칭 그대로 한국 소비자에 의해 최고의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의 어려움 속에서도 소비자와의 가치 있는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2021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기업들에 경의를 표한다. 아무쪼록 소비자와의 진정한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소비생활과 기업 가치가 함께 향상되는 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이자 오래도록 선택받는 ‘러브 마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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