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만 바라볼수 없어서”… 40대 78%,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

신나리 기자

입력 2021-02-17 03:00 수정 2021-02-17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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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1000명 대상 조사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8개월 된 회사원 안영주 씨(41)는 틈나는 대로 증권 관련 서적과 유튜브를 찾아 재테크 공부를 하고 있다. 처음엔 동료들과 대화에 뒤처지는 게 싫어 투자에 나섰지만 올해부터는 노후 자금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투자금액도 크게 늘렸다. 안 씨는 “이제 예·적금만 부었다가는 목돈 마련이 힘들 것 같다”며 “늘어나는 수익을 보면서 장기 투자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40대의 10명 중 8명은 현재 주식, 펀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초저금리와 주식 활황 속에 40대의 돈이 투자 자산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자금이동)가 두드러졌다.

○ “저금리·목돈 마련 위해” 1∼2년 새 투자 늘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16일 이런 내용의 ‘생애금융보고서-대한민국 40대가 사는 법(머니편)’을 내놓았다. 서울 및 지방 4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40대 소득자 1000명을 설문조사해 분석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40대 소득자의 78.2%는 현재 주식, 펀드, 채권 등을 보유한 금융투자자였다. 이 중 절반 가까이(43.9%)는 최근 1∼2년 새 투자 규모를 예전보다 늘렸다. 또 최근 1년 내 투자를 처음 시작한 ‘주린이’(주식+어린이) 등 금융투자 초보는 15.0%였다. 투자를 시작한 지 3년 이내인 40대도 3명 중 1명(33.6%)꼴이었다.

40대들은 금융 투자를 확대한 이유로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서” “투자를 안 하면 목돈 마련이 어려워져서”를 가장 많이 꼽았다. 40대 초중반은 “집값이 높아져서”, 40대 후반은 “가구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아서”라는 답도 많았다.

○ 투자 의지 높아도 예·적금 비중 58%



40대 투자자의 38.0%는 최근 투자 리스크(위험) 선호가 바뀌었다고 답했다. 보수적으로 바뀐 사람(12.0%)보다 공격적으로 변한 경우(26%)가 2배 이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확대 움직임에도 투자 손실을 감내하겠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금융투자자의 절반 이상(54.5%)이 투자 원금을 보전하거나 5% 미만의 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성향을 반영해 40대가 보유한 금융자산(평균 7000만 원)에서 예·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7%나 됐다. 주식 등 금융투자 비중은 23.6%에 그쳤다. 보고서는 “투자 의욕은 높지만 손실 감수는 적게 하고픈 투자자는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 코로나19로 대출 부담 가중

40대가 가진 부동산, 금융 자산 등 총자산은 평균 4억1000만 원, 대출은 80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거 관련 대출이 평균 9400만 원, 신용대출 등은 5900만 원이었다. 특히 10가구 중 7가구(65.9%)는 대출 잔액이 남아 있어 상환 부담을 안고 있었다.

대출이 있는 40대 3명 중 1명 이상(37.5%)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중 대다수(74.9%)가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줄어 부족한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늘렸다”고 했다. 이어 ‘금융투자 자금’(9.7%) ‘부동산 매매자금’(8.9%) 등이 필요해 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평생 가져갈 재산 형성 시기이면서 자녀 교육, 주택 마련, 자기계발 등 여러 인생 과제도 많은 만큼 세심한 투자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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