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끝? 게임스톱 60% 급락…‘선봉장’ 개미 150억 날렸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2-03 13:21 수정 2021-02-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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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토론방 활동가, 1360만 달러 잃어

사진=뉴스1

개인투자자들이 월가 대형 금융사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유통업체 ‘게임스톱’(GME)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벌어졌던 ‘파티’가 끝나는 모양새다. 게임스톱이 하루사이 60%나 폭락하면서, 매수를 독려한 투자자의 평가금액도 하루사이 150억 원 가량 추락했다.

2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에서 활동하는 키스 길(34)은 이날 하루에만 게임스톱으로 1360만 달러(약 151억원)를 잃었다. 게임스톱이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35달러(60%) 하락하면서다. 게임스톱은 전 거래일에도 100달러(30.77%) 떨어졌다.
키스 길이 2일(현지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에 공개한 자신의 주식 보유 현황.

그럼에도 키스 길은 게임스톱을 주식을 팔지 않았고, 계속 주식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부터 게임스톱을 매수해온 그는 그는 이날에도 WSB에 자신의 주식 보유 현황을 업데이트했다.

게임스톱은 한때 헤지펀드들이 유통물량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공매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이겨보자”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뭉쳐 주가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주가는 최고 500달러 가까이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은 ‘숏 스퀴즈’(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혹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가 발생하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며 보유 주식을 ‘홀드’(Hold)하자고 합심했다.

키스 길은 사실상 이러한 과정에서 선봉장 역할을 한 인물이다. 레딧 이용자들은 그가 WSB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라는 평가까지 내렸다.

하지만 상황은 개인투자자들이 뜻하지 않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우선 미국의 무료 증권앱 로빈후드가 27일 게임스톱을 매수하지 못하도록 거래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7번 연속으로 하락 서킷브레이커가 발생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로빈후드는 ‘클리어링하우스’가 요구하는 주식 의무 예치금이 10배가량 치솟은 탓에 매수를 일시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래제한 사태에 대해 정치권과 금융권 일부 유명인사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오히려 힘을 받는 듯 했지만, 급락세는 결국 패닉셀로 이어졌다. 사실 올해 초 기준으로 봐도 주가가 10배 넘게 올랐던 터라 이미 ‘숏 스퀴즈’가 지나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공매도 잔량과 관련한 불안감도 커졌다. 앞서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잔량은 유통주식 물량 대비 1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0%대로 줄었다는 분석을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 등이 내놓은 것이다. 다만 S3가 공매도 잔량에 대한 계산법을 다르게 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있다.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잔량이 그동안 일반에 알려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는 이들이다. 주가가 고점(28일·481.99달러) 대비 81%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가 숏 커버링을 시작하면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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