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눌려있던 기업들, M&A 본격 나설 것”

신희철 기자 , 박상준 기자

입력 2021-02-02 03:00 수정 2021-02-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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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우 ‘태평양’ 대표변호사
바이오-게임-엔터업체 등 겨냥… 홍콩 등 해외 거점서 인수 움직임
환경-사회-지배구조 강조 ‘ESG’… 기업 생존 좌우할 정도로 부각돼
로펌도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 고민


법무법인 태평양의 서동우 신임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는 “41년 역사의 태평양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젊은 인재와 전문가 집단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올해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M&A(인수합병)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다. 이에 따른 법률 수요 증가에 종합적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올 1월 법무법인 태평양의 신임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로 취임한 서동우 변호사(58·사법연수원 16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려 있던 기업과 투자자들이 M&A를 본격 재개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 대표는 “홍콩 등 해외 주요 거점에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바이오,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가치가 높아진 기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진단대로 M&A 시장 조사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444억 달러로, 전년(540억 달러) 대비 18%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투자 규모(200억 달러)가 3분기까지 누적(244억 달러)의 83%에 달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전문 변호사인 서 대표는 태평양 성장의 주역이다. 1984년 사법시험 수석 합격, 1987년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아버지 고 서윤홍 전 대법관의 권유에도 판사 대신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송무뿐만 아니라 글로벌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태평양 설립자 김인섭 변호사는 1990년 서 대표를 영입했고, 태평양의 사업 확장과 서 대표의 성장은 궤를 함께했다. 토종 로펌인 태평양이 송무에서 출발해 기업 법무, 국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동안 서 대표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한국외환은행 외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 등의 자문역을 하며 기업 법무의 한 축을 담당했다.

서 대표는 경영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로 ESG를 꼽았다. ‘환경에 대한 관심,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의미하는 ESG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투자자와 주주들이 ESG에 소홀한 기업은 점차 외면할 것”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로펌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4일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자산 2조 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2025년부터 환경, 노사관계 등 ESG 사항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의무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 ESG 관련 상담이 늘면서 태평양뿐만 아니라 김앤장, 광장, 세종 등이 대응팀을 설립해 자문에 응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서 대표는 “두 사안 모두 명확하지 않은 점이 많다”면서 “중대재해 예방·대응 TF를 확대해 강화된 (기업들의) 민형사 책임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범기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최현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등을 영입하면서 형사 사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에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지난해 종로 센트로폴리스 빌딩으로 한데 모아 ‘종로 시대’를 연 태평양이 ‘집적 효과’를 발휘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서 대표의 과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어우러져 더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서 대표는 “1990년 입사 당시 변호사가 30여 명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변호사 680명 등 직원이 1300여 명”이라며 “젊은 인재와 전문가들이 주도권을 잡고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신희철 hcshin@donga.com·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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