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원에 로켓배송, 동영상까지 쏜다” 쿠팡의 ‘아마존처럼’…OTT 혈투

뉴스1

입력 2020-12-24 14:27 수정 2020-12-2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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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2020.8.24/뉴스1 © News1

‘소셜커머스 골리앗’ 쿠팡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OTT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로켓배송’이라는 독보적 서비스로 막강한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유통업체 쿠팡의 OTT 도전장은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도 ‘초저가 경쟁’으로 입지를 쌓은 쿠팡답게 OTT 시장에서도 ‘월 2900원에 5인까지 이용가능’이라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고 있어 각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쿠팡이 OTT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확대하기보다 OTT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가입자 기반을 획기적으로 넓히고, 기존 유통서비스 멤버십에 콘텐츠까지 제공해 ‘가입자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가 독점하고 있는데다 OTT 서비스는 ‘글로벌 골리앗’ 넷플릭스의 독주 가운데 웨이브 진영(지상파3사, SK텔레콤), 티빙 진영(CJ ENM 계열과 JTBC, 네이버), 카카오 등 토종 후발주자들이 가세하며 혼전 양상에서 쿠팡까지 ‘초저가’를 내세워 시장에 진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월 1만원 내는 기존 OTT vs 쿠팡플레이는 2900원

24일 쿠팡은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인기 영화와 국내외 TV시리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가격은 단 2900원이다. 쿠팡의 쇼핑 분야 유료 멤버십 ‘와우멤버십’ 월 이용가격이 2900원인데, 와우멤버십 가입자라면 쿠팡플레이는 ‘덤’인 셈이다.

게다가 로켓와우 계정 1개당 최대 5개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한 명만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최대 5명의 가족이 월 2900원(1인당 580원)에 무제한으로 쿠팡플레이 이용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주요 OTT가 월 1만원 안팎의 비용을 지불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점과 차별화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고화질(HD급)에 2인 동시시청이 가능한 스탠다드 서비스가 월 1만2000원이다. 저화질(SD급)에 1인 시청만 가능한 베이직 서비스도 월 9500원이며 대다수 가입자들이 이용하는 초고화질(UHD)에 4명 동시시청이 가능한 프리미엄 서비스는 월 1만4500원에 달한다.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합작으로 설립한 웨이브는 베이직 요금제가 7900원이고 가장 비싼 요금제는 1만3900원이다. 왓챠는 최저 7900원~최고 1만2900원, 티빙은 CJONE 회원 대상 최저 5900원부터 일반회원 대상 최고 1만5900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월 2900원짜리 와우멤버십에 가입하기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쿠팡 와우멤버십은 무료로켓배송, 30일 이내 무료반품, 회원특가 상품에 추가 포인트 적립까지 혜택이 다양하다. 여기에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 무료이용까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는 쿠팡의 이같은 가격책정에 대해 OTT로 인한 수익확대보다는 가입자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우멤버십의 혜택이 적지 않지만 ’쿠팡‘이라는 플랫폼 안에서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의 ’확장성‘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네이버가 출시한 유료멤버십의 경우 성패를 떠나 쇼핑뿐만 아니라 음악, 웹툰, 금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어 가입자 확장성이 높은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대 온라인쇼핑사업자인 아마존이 ’아마존프라임‘이라는 OTT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를 더욱 확대하고 콘텐츠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과 같이 쿠팡도 ’한국의 아마존‘처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고 충성도를 강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콘텐츠 경쟁력 키우고 오리지널제작까지 “제대로 맞붙는다”

쿠팡플레이라는 OTT서비스 자체 경쟁력도 기존 OTT와 비교해 뒤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와 웨이브 진영(지상파3사, SK텔레콤), 티빙 진영(CJ ENM 계열과 JTBC, 네이버), 카카오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는 해리포터 시리즈 등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도 국내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동영상 골리앗‘ 유튜브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정통 OTT 사업자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동영상 시장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플레이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면서도 콘텐츠 수급이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서 기존 사업자에 밀리지 않는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29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 때문에 파급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영화와 해외시리즈 및 자체 제작 콘텐츠(오리지널)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TV프로그램은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웨이브나 티빙은 TV프로그램 다시보기에 강점이 있으나 오리지널 제작이 미흡하고 방송사별로 ’진영‘을 형성해 배타적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 아쉬움이 크다.

쿠팡플레이는 지상파나 CJ ENM, JTBC 등 방송 진영에 관계없이 프로그램을 공급받는다는 계획이다. 또 해외 배급사 및 유명 스튜디오 등과 제휴해 영화, 해외시리즈 등도 적극적으로 공급을 받을 계획이며 타 OTT에는 공급되지 않는 독점 공급채널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막강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쿠팡 측은 쿠팡플레이 운영이나 콘텐츠 수급을 위한 투자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주류 OTT 업체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웨이브의 경우 초기 출범 때 2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개한 바 있으며 티빙은 최근 JTB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네이버로부터 6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OTT 서비스와 유사한 수준으로 콘텐츠를 수급하고 오리지널콘텐츠까지 제작하려면 초기자금만 수백억원, 중장기 운영자금으로는 수천억원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월 2900원이라는 가격으로는 수익구조를 맞출수 없는만큼 쿠팡은 수익보다 가입자 기반 확대를 통해 콘텐츠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에 1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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