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백신 접종에도 내년 경제성장 곡선 하향”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12-22 16:09 수정 2020-12-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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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음에도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암울하게 전망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아리랑TV 아리랑뉴스(Arirang News)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2021년 경제상황 관련 질문에 2·3차 감염으로 인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늘날의 이 현실은 끔찍하다. 2021년에는 우리가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과 막는 법을 배우고 모든 사람이 예방 접종을 받을 때까지, 또는 인구의 50∼70%가 접종을 받을 때까지 코로나 감염을 최소화해야 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2021년은 건강과 경제적인 측면 모두에서 매우 어려운 해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경기)회복은 2021년으로 넘어가면서 더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2·3차 감염으로 인해 경제성장 곡선은 하향으로 치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가 기대하고 있는 백신에 대해서도 ‘코로나 악몽’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이 이 악몽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도 분명히 알려야 한다. 한국은 코로나 초기에 발 빠른 대응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코로나 위기에 잘 대응했다. 지도자들과 국민 간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국가들은 절반의 국민이 백신의 효과를 믿지 않거나 기회가 주어져도 백신접종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게 믿어지나? 현 상황이 안타깝지만 지도자들은 국민들에게 코로나 상황과 미래 전망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가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의 심각성이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백신이 이 악몽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도 분명히 알려야 한다. 2·3차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 있어서 매우 모범적인 국가라고 칭찬했다.
“코로나 2차, 3차 감염의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는 하나도 없다. 그래도 한국은 대응을 아주 잘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코로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중소기업과 일자리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들은 전염병의 유산이며 그 이후에도 계속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경제적 타격은 지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국이 한 세대 만에 원조 수혜국가에서 국제원조공여국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정말 놀랍다. 한 세대 전에는 원조를 받았다. 이제 한국은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OECD의 하부 기관 일부)기증자이다. 한국은 한 세대 만에 가장 놀라운 변화를 이뤘다. 단 30년 만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세계의 다른 모든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에 대한 본보기가 되는 사례다. 나는 항상 전 세계에 한국의 사례를 언급해 왔다. 한국의 변화를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기적이다.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 나라는 많지만 모두 다 한국과 같은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한국의 경제적 규모가 극적으로 커졌고 생활수준도 향상되었다. 이것은 한국이 세계에 주는 귀중한 교훈이다. 그리고 지금 또 하나 좋은 사례는 코로나19 대응이다. 이 세 가지, 원조 수혜자에서 기증자로의 이동, 짧은 기간 놀라운 경제성장, 그리고 코로나 대응은 한국에서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다.”

구리아 사무총장의 화상 인터뷰는 22과 23일 오전 7시에 방송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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