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활약상 조명 “방문판매원서 보모-딸-이모로 진화”

황태호 기자

입력 2020-11-17 03:00 수정 202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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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를 다룬 뉴욕타임스 지면.
“베이지색 유니폼을 입고 매일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네는 그들은 방문판매원에서 보모, 딸, 이모로 진화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원 ‘프레시 매니저’를 소개하며 기사에서 쓴 문구다. NYT는 이날 신문 한 개 지면을 사용해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17년 차 프레시 매니저 전덕순 씨(49)의 돌봄을 받고 있는 양해인 씨(91)는 매일 자신을 만나러 오는 전 씨를 두고 “그녀는 내 딸과 같다”고 NYT에 말했다. 특히 단순한 판매를 넘어 그들이 지역의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을 돕는 활동을 거론하며 “이런 친밀함이 반세기 동안 한국에서 이 직업이 번창하도록 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16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50년 전인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는 1975년 1000명, 1983년 5000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1만1000여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취급 품목을 타사 식품까지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 넓히고 있다.

일을 하면서 주변 사회를 돌보는 대표적인 활동인 ‘홀몸노인 돌봄사업’은 1994년 시작됐다. 프레시 매니저는 매일 노인에게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이들의 안부를 살피고 말벗이 돼준다. 이상 증세를 보이면 주민센터 등에 알려 제때 조치를 받도록 한다. 최근 서울 양천구의 프레시 매니저 양미숙 씨(50)는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하던 중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해 할머니가 완쾌하는 데 도움을 줬다.

신선한 제품을 전하기 위해선 직접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레시 매니저가 50년이 지나면서 한국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인프라’가 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배경이다.

프레시 매니저는 기혼 여성만 지원할 수 있다. 일자리로서 프레시 매니저는 양질이다. 이들은 평균 근속 기간 12.5년, 일평균 6.8시간 일하며 1인당 평균 212만 원(2019년 기준)의 월수입을 가져간다. 10년 이상 된 종사자가 전체의 절반인 5600여 명이다. 결혼 전 무역회사에서 일했던 프레시 매니저 구연정 씨(37)는 “집 근처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아이도 돌볼 수 있고, 급한 볼일이 있으면 시간 조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판매 구역 내 안전 취약요소를 발견하면 경찰에 이를 공유하고, 홀몸노인뿐만 아니라 결식아동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는 활동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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