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절개로 흉터 적고 회복기간 빨라¨ 허리 통증 잡는 ‘추간공확장술’

박정민 기자

입력 2020-11-11 03:00 수정 2020-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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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추간공 접근법으로 특수 키트 적용
추간공 확장과 기능 회복으로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활용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하고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기저 질환으로 수술이나 전신 마취가 위험한 환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허리 및 하지 쪽 통증이나 저림 등의 증상과 관련된 대표적 척추 질환에는 척추관협착증, 디스크탈출증, 척추유착성 질환 그리고 척추수술후 실패증후군 등이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이런 다양한 척추질환에 적용 가능한 시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추간공확장술 개발자인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을 ‘PLEF(Percutaneous Lumbar Extra-Foraminotomy)’라는 용어로 주로 표현한다. Percutaneous는 시술 방향이 추간공 경유로 접근하고 Lumbar는 시술 부위가 척추 중에서도 요추(허리) 부위임을 의미한다. Foraminotomy는 추간공확장술(절제술)을 가리킨다.

PLEF에서 가장 함축적 단어는 접두어 ‘Extra’이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던 기존 ‘in-out’ 꼬리뼈 접근법 대신 생소하던 ‘out-in’ 추간공 접근법으로 시술이 진행됨을 강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PLFP로 추간공성형술을 뜻하는 Foraminoplasty를 병행 사용한다. 이 용어는 추간공 확장 개념보다는 추간공의 유착 및 염증 제거를 통한 추간공 기능 회복 측면을 강조할 때 주로 쓰인다.

추간공확장술 대표 적용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60대 이후의 노년층에서 빈발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추간공 협착증으로도 불린다. 신경다발이나 신경가지가 지나는 경로 주변의 뼈 혹은 인대가 노화로 두꺼워지거나 디스크 퇴행으로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그 높이가 줄어 해당 공간이 근본적으로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통증 유발 원인이 된다.

이때 추간공확장술은 특수 키트(한미일 특허 등록)를 꼬리뼈가 아닌 옆구리 방향으로 추간공에 직접 접근시키는 추간공접근법을 적용한다. 해당 키트로 추간공 내·외측 인대 일부를 절제해 해당 공간을 넓히고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서 통증을 완화하는 원리다.

즉 오래된 하수도관을 척추관에 비유한다면 하수도관의 배수구가 추간공이며 배수구에 얽혀 있는 철망이 바로 추간공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인대다. 따라서 하수도관 교체나 대대적인 보수공사 대신 배수구의 철망 일부를 뜯어내 추간공을 지나는 신경이나 혈관, 자율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추간공확장술은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청년층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디스크탈출증에 적용된다. 디스크가 급성 혹은 만성으로 탈출 혹은 파열되고 신경다발이나 신경가지를 압박하여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허리디스크다. 그러나 탈출 혹은 파열된 허리디스크는 자가 면역 기전과 염증 반응에 따라 초기 통증만 잘 관리하면 해당 디스크가 자발적으로 흡수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따라서 추간공확장술 키트로 추간공의 전방부(배 쪽 공간) 경막외강으로 탈출된 디스크의 반대쪽인 추간공의 후방부(등쪽 공간) 경막외강에 위치한 인대를 절제해 추간공의 후방부(등 쪽 공간)을 확장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감소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한다. 즉 추간공 전방부로 탈출한 디스크의 압박을 줄여줄 수 있는 유격 공간을 추간공 후방부에 확보해주고 디스크 손상 없이 자발적 흡수를 돕는 원리로 치료한다.

추간공확장술은 미세한 척추 유착성 질환(섬유성)에도 효과적이다. 척추 염증 발생 기전에 있어 가장 핵심 공간이 추간공이다. 손상 혹은 노화된 디스크나 척추관 주변 뼈에서 유리되어 나오는 염증유발 물질들이 빠져나가는 공간이 바로 추간공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기전으로 생성된 미세한 섬유성 유착들이 집중적으로 들어붙는 곳이 바로 추간공 내·외측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인대와 신경들이다. 그래서 이러한 섬유성 유착을 오래된 하수도관의 배수구, 혹은 욕조의 배수구 철망에 끼게 되는 이물질에 비유할 수 있다. 즉 이러한 배수구의 철망 일부(추간공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하되 1단계 꼬리뼈 카테터, 2단계 추간공 확장술 키트를 이용해 깊숙이 숨어있는 유착까지도 제거를 한 뒤 해당 공간으로 염증유발물질을 배출하는 원리로 치료한다.

생소하지만 척추 유착성 질환(수술성) 혹은 척추수술 후 실패(통증) 증후군으로 불리는 질환이 있다. 척추 수술 과정에서 골유합을 촉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인조골물질 등으로 척추 수술 부위 주변에 생기는 경화성 유착을 수술성 유착이라고 한다. 이때 주로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관이 막혀서 꼬리뼈 접근법으로는 수술한 분절(마디)의 위쪽 마디로는 접근이 어렵게 된다. 척추수술 후 실패 증후군 또한 기존 수술한 마디의 위쪽 마디가 통증의 원인인 경우 꼬리뼈접근법에 기초한 치료방식으로는 접근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옆구리 방향을 통해 직접 추간공으로 접근하는 추간공 접근법으로 특수 키트를 활용하는 추간공확장술을 적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이는 물론 해당 윗분절의 퇴행 변화 정도가 심하지 않아 수술 소견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특수키트가 접근하기 위한 3∼4mm 정도의 절개로 최소침습적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 후 1∼2자리 봉합만 진행되므로 시술로 인한 근손실과 시술 후 흉터가 거의 없다. 부분 마취로 짧은 시간에 시술이 진행되므로 고령이나 여러 기저 질환(당뇨, 심혈관 질환, 간염 등)으로 인해 수술 혹은 전신 마취가 위험한 환자군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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