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항공, 출산 흔적 찾으려 女승객 알몸수색-자궁 검사까지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입력 2020-10-26 17:39 수정 2020-10-26 17:51
카타르항공이 도하 국제공항 화장실에 버려진 미숙아의 친모를 찾는다는 이유로 호주 여성 13명을 포함해 수십 명 여성 승객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알몸 수색 및 자궁 검사를 벌였다.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인권침해 및 여성경시란 비판이 거세다.
25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달 2일 도하공항 화장실에서 미숙아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아이 엄마를 찾아야 한다’며 화장실 인근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던 호주 시드니행 항공편에 탑승했던 여성을 전부 내리게 했다. 이들은 활주로에 있던 앰뷸런스로 옮겨져 출산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 등을 받았다.
갑작스런 검진에 당황한 일부 여성 승객들은 눈물을 터트렸다. 일부는 검사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카타르 정부가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행 항공편의 이륙도 약 4시간 지연됐다. 다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여성들도 강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검사 대상 여성의 수와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이 엄마를 찾았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호주 정부는 “승객의 동의 없이 진행된 여성의 신체검사는 받아들일 수 없는 매우 불쾌한 조치”라며 카타르 정부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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