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일 개인전‘PLASTIC LANDSCAPE’, 웅 갤러리서 개최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30 13:00 수정 2020-09-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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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Landscape_Red Flower031200*2000Plastic filament drawing & regin work on digtal print.

박경일 작가가 ‘PLASTIC LANDSCAPE’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오는 10월 8일부터 24일까지 갤러리 웅(서울 종로구)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박 작가는 국내 웹 아티스트 1세대로서 국제적 네트워크에서 활약해왔다. 대학 4학년 때 동아미술상을 수상하고 수년간 실험성이 강한 작품을 내놓다 돌연 호주로 이주했다. 인터넷이 화두인 시절 국내로 돌아와 웹 에이전시를 설립, 디자이너 겸 웹아티스트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플라스틱 물성을 이용해 입체적이고 다이내믹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작업을 이어오다 오랜만에 갖는 이번 전시회에서 박 작가는 인간의 손길이 멈춘 이후의 풍경을 상상한다. 그의 작업은 펜데믹 시대의 풍경을 예견한 듯하다. 종교를 상징하는 듯한 십자가 모양의 아스팔트위로 플라스틱 덩굴이 자라고 그 위로 플라스틱 꽃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팬데믹 이후로 혼란스러워진 기존의 가치관을 비웃는 듯한 풍경이다. 흑백으로 프린트된 책장 안엔 시대를 풍미하던 유명 아티스트들의 책들이 빼곡하다. 그 위로 덩굴이 늘어지고 꽃이 핀다. 그 의도만으로 쓸쓸해지고 먹먹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기존의 가치관이 새로운 질서와 진화의 논리로 묵묵히 변화하는 그의 철학이 작품에 반영됐다. 작가는 “그러한 위기는 나의 작업과 맞닿아 있고 '스스로 그러한' 내일의 풍경에 대한 상상이다”이라고 말했다.

윤재갑 하오뮤지엄 관장은 “박경일 작가가 직관하는 ‘플라스틱 랜드스케이프’는 우리가 쌓아온 화석 문명의 야만성을 성찰하고 파괴하는 묵시록적 예언이고, 만약 그 폐허의 공간에서 다시 피어나는 꽃들이 있다면, 그 꽃들은 분명 더없이 아름답고 향기로울 듯하다”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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