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 장 만드는데 물 2700L 필요”…‘환경친화적 패션’ 도전 직면한 패션계
박선희기자
입력 2020-09-13 13:57 수정 2020-09-13 14:05

친환경 패션업체 세이브더덕(SAVE THE DUCK)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바르지(49)는 옷을 만드는 것 자체가 환경친화적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최근 한국 공식 런칭을 계기로 본보와 e메일 인터뷰를 한 그는 “좋아하는 옷을 사되 일생 동안 혹은 그 이상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저온으로 빨리 세탁하고 재활용보다는 기부를 통해 제품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지의 말은 최근 패션계의 최대 화두가 ‘지속가능한 환경친화적 패션’임을 보여준다. “더 이상 쇼핑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제인 폰다가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6년 만에 다시 입고 나온 레드 시퀀 드레스는 어떤 레드카펫 패션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 기후변화, 자원고갈의 심각성에 민감해진 소비자가 늘면서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패션산업도 일대 도전에 직면했다. 신념에 부합하는 소비를 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구찌, 멀버리 등 유명 브랜드도 친환경 제품군 개발을 시작했다.

바르지는 “패션에선 색다른 관점일 수 있지만 진정한 럭셔리는 결국 ‘삶의 질’ ‘아름다운 자연’과 연결되는 것이란 관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물과 패션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물 사용, 이산화탄소 배출과 쓰레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피, 가죽의 유해한 처리과정 때문에 유독성 금속 오염을 가장 많이 초래하는 산업 5위 안에 들 정도죠. 개인의 모든 선택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윤리적 소비는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궁극적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동수단으로 전기 자전거를 활용하고 사무실에서는 고양이와 함께 지낸다. 어릴 때부터 양치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는 기본적인 방법으로 물 절약을 실천해왔고 서핑을 통해 자연을 향한 애정을 키웠다. 그는 “환경에 완전히 무해한 삶은 불가능하겠지만 인생은 작은 것을 실천하며 큰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내겐 패션이 그러 의미”라고 말했다.
‘오리를 구한다’는 브랜드 이름처럼, 그는 동물의 죽음과 토지황폐화, 수질 오염을 야기하는 원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 대신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료, 에코퍼(친환경 인조모피), 자체 개발한 신소재 충전재로 의류를 제작한다. 직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량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선 생산 유통의 전 과정에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가을겨울 컬렉션 역시 티베트의 라다크 계곡과 주변에 사는 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한 원단으로 제작했다. 바르지는 “기후변화는 모두의 문제”라며 “지속가능한 방향과 윤리적 열망이야말로 패션의 미래에 대한 유일한 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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