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전파로 확산세 좀처럼 안 꺾여… 28일째 세자릿수

김상운 기자 , 강동웅 기자 , 이소정 기자

입력 2020-09-11 03:00 수정 2020-09-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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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월 대구감염 때보다 장기화… 서울숲 더샾아파트 204일
구로 콜센터 186일째 감염경로 불명…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 차단 못해
당국 “거리두기 완화 신중히 판단”


10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5명으로 지난달 14일부터 28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 2, 3월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22일 연속으로 세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나왔던 것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 400명대이던 8월 하순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 방역당국의 목표치까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의료체계와 방역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5, 6일) 수도권 시민의 이동량은 지난달 중순(15, 16일)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그런데도 확진자 수가 더 내려가지 않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 확진자의 30∼40%에 이르는 무증상·경증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계속 감염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무증상·경증 환자에 의한 추가 감염은 전국에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산발적인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몇 개월 동안 누적된 경증·무증상 감염자로부터 이어진 중소 규모의 집단 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8월 중순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상황에서 점차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역사회에 (감염의) 연결고리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고 많게는 확진자의 40% 이상이 무증상 감염인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이어서 (신규 확진자 수가) 떨어지는 속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나온 올 1월 20일 이후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집단 감염은 모두 129건이다. 이 가운데 104건(80.6%)은 아직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광주 방문판매업체 집단 감염 등 76건은 첫 확진자가 보고된 뒤로 한 달 이상 지나도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사례다. 신천지예수교 집단 감염은 첫 확진자가 나온 올 2월 18일 이후 205일간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숲 더샾아파트(204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204일), 은평성모병원(203일), 부산 온천교회(202일) 집단감염 등도 200일을 넘겼다.

감염경로 파악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한 달을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이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되면 감염경로 파악은 사실상 힘든 사례로 간주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진자들의 기억이 흐려져 동선 확인이나 접촉자 파악이 어려워지는 데다 폐쇄회로(CC)TV 자료 확보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한 달 이상 지나서 더 조사해도 확인이 어려운 경우 ‘감염경로 불명 사례’로 분류하지만 최근 2주간 보고된 사례는 ‘조사 중 사례’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확진자 발생 상황을 확인한 뒤 수도권에 적용 중인 거리 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추세를 조금 더 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현재는 거리 두기 조정과 관련해 판단하기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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