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SK이노 ‘배터리 공급-관리-재활용’ 신사업 발굴 나선다

김도형 기자 , 곽도영 기자

입력 2020-09-09 03:00 수정 2020-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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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총수 회동뒤 ‘전기차 협력’ 첫발
배터리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전체 주기 걸쳐 부가가치 창출 모색
“모빌리티-배터리사 시너지 효과 친환경 전기차 보급에도 큰 역할”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산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 7월 7일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현대자동차·SK그룹 제공
현대·기아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신사업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 올해 7월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만난 이른바 ‘K배터리’ 회동의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동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배터리 관련 서비스 플랫폼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8일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은 △리스·렌털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모빌리티-배터리사 간 협력 체계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기차 제조의 키를 쥐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핵심 배터리 기술을 가진 SK이노베이션이 힘을 모아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협력은 부품을 납품받아 완성차 제조에 사용하는 기존의 메이커와 부품업체 관계를 뛰어넘어 양 사가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전반에 걸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적 목표다. 두 회사가 △차량용으로 더 이상 사용되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쓰는 ‘배터리 재사용’ △차량 배터리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폐배터리 처리 과정에서의 중금속 배출 문제는 전기차의 대표적인 환경 문제로 꼽혀 왔다.

이와 함께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수명을 늘리려면 배터리 관리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배터리의 리스나 렌털 같은 다양한 구매 방식이 등장해 새로운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하는 현대·기아차와 배터리 개발과 재활용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생애 전 과정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배터리 공급과 관리, 재활용 등 밸류체인 전체를 사업화하는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모빌리티와 배터리 업계 간의 협업이 보다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LG화학이나 삼성SDI와도 비슷한 방식의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올 5월부터 7월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최 회장을 잇달아 만나는 이른바 ‘전기차 회동’에 나선 바 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모빌리티-배터리사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력을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의 우호적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1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SK그룹의 민간 최대 사회적 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 개막 축하 영상에 깜짝 등장한 바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기후변화와 미래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인 해법으로 전기·수소차 중심의 모빌리티를 제공하고 사회와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도형 dodo@donga.com·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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