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경쟁 뛰어든 카카오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9-08 03:00 수정 2020-09-0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첫 건립
4000억 투입해 2023년 준공계획
서버 12만대 보관 ‘하이퍼스케일’
네이버도 세종 제2센터 설립 돌입… 국내 클라우드 시장 경쟁 가열


윤화섭 안산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카카오 여민수 대표이사, 한양대 김우승 총장(왼쪽부터)이 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유치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미래 정보기술(IT) 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를 처음 구축한다. 네이버 NHN에 이어 카카오까지 클라우드 산업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이 장악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7일 경기도청에서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와 함께 ‘카카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화섭 안산시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카카오는 4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크 내 1만8383m² 규모 부지에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을 건립한다. 연내 건축 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에 착공해 2023년 준공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의 금융 자문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참여한다.

카카오의 데이터센터는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로 지어진다. 데이터센터 전산동 건물 안에 총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EB(엑사바이트·1EB는 약 10억 GB)에 달한다.

카카오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세운다는 방침이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 기계 시스템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와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블랙아웃 등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 무정전전원장치(UPS)도 설치한다.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첫발을 떼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두고 국내외 IT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AWS, MS 등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카카오 네이버 NHN 등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디지털 뉴딜’의 대표 과제로 ‘데이터 댐’ 프로젝트를 강조하면서 국내 IT 업계가 탄력을 받고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카카오 아이 클라우드’라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인공지능(AI) 맞춤 클라우드 플랫폼 등을 출시하는 등 하반기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데이터센터 건립은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도 2014년 강원 춘천시에 설립했던 데이터센터 ‘각’에 이어 약 6500억 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2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설립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10월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건축면적 4만 m² 수준의 제2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에서 게임사업 부문이 인적 분할된 NHN은 2022년까지 약 5000억 원을 투입해 경남 김해시 부원지구 약 66만 m²에 10만 대 이상의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한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자율주행 등 첨단 산업을 실현하는 종합시설로 발전시키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