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친구 딸 정신상담 하다 ‘탈모치료’ 나선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0-08-29 14:00:00 수정 2020-08-29 15:40:14

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노령층에 대한 운동 보급에 더 적극적이다. 그는 “노령화에 따른 체력 감퇴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어르신들이 활동제한으로 움직일 수 없어 더 건강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싸우려면 체력을 바탕으로 한 면역력이 중요한데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집에서만 지내다보면 신체적 심리적으로 더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럴 때 일수록 어르신들에게 몸을 움직일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감소돼 운동능력이 현저히 저하된다. 등이 굽고 자세가 나빠져 거동하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정서적으로도 우울하고 불안해 화를 잘 낸다. 기억력도 감퇴한다. 이런 노화 증상 자체를 없앨 순 없지만 운동으로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김 교수는 어르신들에게 2015년부터 보급하고 있는 근력저축운동을 틈나는 대로 하는 것을 권했다. 매일 기본 동작을 따라하다 보면 저축하듯 근육이 차곡차곡 쌓인다고 해서 근력저축운동이다. 김 교수는 “일본 노인체육 전문가가 만든 것으로 함께 검증하며 국내에도 보급했다. 누구나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으니 코로나19 시대를 이기는 방법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근력저축운동은 기둥 세우기(허리를 곧게 세우는 동작으로 척추를 강화해 허리 디스크를 예방), 까치발 들기(종아리 근육이 강화되며 혈액순환에도 도움), 반올림 다리 들기(의자 혹은 땅에 앉아서 다리 들기, 복근과 허벅지 근육 강화), 가지뻗기(다리를 쭉 펴고 발끝을 밀고 당기는 동작, 무릎 질환 예방), 담장 넘기기(주먹 쥔 손을 가슴 높이에서 마주 댄 뒤 팔꿈치를 최대한 뒤로 밀었다가 제자리로 오는 동작, 등 근육 강화), 반달 기울기(앉아서 한쪽 팔을 들어 반대쪽으로 넘기는 동작, 옆구리 근육 복근 강화) 등 6가지가 기본 동작. “간단한 동작이지만 다양한 임상실험 결과 30%이상 근력량이 늘어나는 등 효과도 검증됐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25개 자치구에 한 팀씩을 선정해 근육저축통장을 만들어 운동시키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근육저축운동 세트를 매일 해 통장 한 페이지를 다 채우면 운동밴드, 아령 등을 포상으로 주는 이벤트였다. 김 교수는 “10주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았다. 서울 중구청 보훈회관은 계속 해달라고 해 지난해까지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못하고 있지만 한 상이용사가 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운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지팡이를 버리고 혼자 걷게 된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런 성과에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김 교수를 생활체육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세계 유래 없이 빨리 진행되고 있어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의학은 병이 나면 고치는 학문이지만, 체육은 스포츠활동 등 운동을 통해 사전에 병을 예방하는 예방의학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를 통한 맞춤 운동을 실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요즘 매일 2시간씩 남편 백 원장과 운동을 하고 있다. 일과를 마친 오후 9시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달리기와 좌식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 그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요즘은 피트니스센터가 폐쇄돼 집에서 근력저축운동을 하거나 서울 남산을 걷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살이 부쩍 찐 백 원장의 다이어트를 위해 27년 전 운동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코로나19는 장기간 함께 가야할 전염병이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진다. 집에서도 운동하고 가급적 움직여야 한다.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여 싸워야 한다. 특히 나이 들수록 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제적으로 운동과 코로나19에 대한 상관관계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운동=면역력 강화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질병에 취약한 노령층에 운동을 어떻게 보급할지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23살 된 친구 딸이 전두탈모로 자살하려고 한다고 했다. 친구가 제발 우리 딸 좀 살려 달라며 데려 왔다. 탈모치료가 아니라 정신상담이었다. 알아보니 미국 유학 중 진로를 고민하다 원형탈모가 왔고 전두탈모로 진행한 것이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머리가 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피부과 후배에게 치료법을 배워 상담하면서 치료했더니 다 나았다.”
백 원장은 이 사례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머리카락이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탈모치료에도 몰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젊어서 탐스럽던 머리카락이 나이가 들면 노화와 스트레스, 영양부족으로 인해 자고나면 수북이 빠진다. 그것을 보는 순간 상쾌한 아침은 온데간데없고 울적한 맘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위해서는 운동을 꾸준히 해 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머리카락도 잘 관리해야 한다.”

탈모는 유전과 노화, 각종 질환이나 약물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백 원장은 특히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모낭조직의 신호전달 체계가 무너져서 모낭세포의 움직임이 둔화돼 탈모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모근에 혈류공급이 줄어들고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탈모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정신적 상담과 함께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 원장은 두피발모주사를 개발해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다고 했다.
“누구나 다 아는 연예인이 찾아왔다. 모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더 풍성하게 해달라고 했다. 몇 번 치료했더니 15명을 소개해줬다.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 15명 중에 또 다른 연예인이 있었는데 그 친구도 효과를 보고 15명을 소개시켜줬다.”

“탈모치료는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주고 정신건강을 되찾게도 해준다. 신경정신과의사로서 탈모치료에 나선 이유다. 아무리 근육 자랑하는 멋진 몸을 가졌다고 해도 머리가 없으면 자신감이 상실된다. 패션의 완성은 머리다. 좋은 몸에 좋은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멋진 머리카락이 있어야 패션은 완성된다. 건강하면서 즐겁게 살려면 탈모도 관리해야 한다.”
백 원장은 “노인이 되어서 자신이 늙었음을 가장 많이 느끼게 될 때가 바로 탈모가 진행될 때라고 한다. 이러한 노년기 탈모 치료에서도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식이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 한다.
“운동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 두피에 있는 모세혈관에 영양소와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어서 모근이 활성화되어 모발을 빨리 굵게 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또한 탈모 치료에 있어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의 모발과 손톱 등의 부속기관이 주로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배가 나오지 않고 모발을 풍성하게 하는 식이요법이다.”
백 원장은 “매일 운동하며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모발도 관리하면 100세 시대를 자신감 넘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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