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은?… 친환경 에너지·의료 산업 각광

강현숙 기자

입력 2020-07-31 03:00 수정 2020-07-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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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7월 14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 설계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로, 2025년까지 16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큰 축으로 하며 10대 대표 사업으로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을 선정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미래 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투자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친환경 분야는 정부와 학계 모두 관련 분야의 기술 및 산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성균관대 원충연 교수는 재생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직류 마이크로그리드(신재생 및 에너지 저장장치)’에 주목했다. 분산 전원과 연계되는 직류 마이크로그리드의 에너지 변동성을 극복하고 관련 산업의 원천 기술 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과 의료산업이 결합된 ‘해양치유산업(해양 기후, 머드, 태양광, 해수, 해풍 등의 해양자원을 천연 그대로나 의료기관에서 활용해 질병 예방, 건강 증진, 재활 치료를 하는 것)’도 각광받고 있다. 충남 태안군과 고려대 이성재 교수 팀은 태안의 천혜 자연을 활용한 최고의 해양 치유 프로그램 구축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센터장 김용희 교수)는 대도시 근처에 건설될 수 있을 정도로 극한의 안전성이 확보된 소형모듈형원자로(SMR)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고 생산 단가도 낮아 상당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래의 신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학계와 산업계 현장을 소개한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고려대×태안군]미래 유망 신산업 ‘해양치유’에 주목
태안군이 준비 중인 치유센터 조감도.
이성재 고려대 의대 교수
해양자원이 인간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양치유산업이 미래의 유망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표층수나 심층수 등 해수는 미네랄과 미량원소가 함유되어 있어 기도 질환을 개선하고 면역과잉 반응을 완화시킨다. 해양광물인 해염은 염분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 염증을 완화해주고, 단백질과 비타민 등을 머금은 해양생물은 고혈압과 당뇨,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준다.

독일은 휴양치유산업에 대한 1년 직접 지출 비용이 연간 40조 원, 고용 인력은 45만 명 정도이며, 의료비 절감 효과는 3조원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 역시 랑그독-루시용, 아키텐, 라볼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휴양치유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기획 연구를 시작으로 해양치유 육성 법안 마련에 돌입했으며,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충남 태안군, 전남 완도군, 경남 고성군, 경북 울진군 등 전국 4개 지자체를 선정해 지난해부터 인프라 구축도 시작했다. 또한 해양치유의 과학화를 위해 임상연구 18개 과제를 국내 의과대학들을 중심으로 수행해왔다. 특히 국내 유일의 해양국립공원을 보유 중인 태안군은 2018년부터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려대 의대 이성재 교수(사진)는 “포스트 코로나, 고령사회에서 해양치유산업은 선진국 사례처럼 관광, 의료, 바이오가 연계되는 복합형 해양치유센터를 구축하면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친환경 지능형 직류 마이크로그리드 운영기술 연구


친환경 지능형 직류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테스트 베드.
원충연 성균관대 책임교수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의 소규모 발전설비를 통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성균관대(책임교수 원충연·사진)는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직류배전망의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 운영 알고리즘 및 전력변환장치 간 협조제어를 통한 직류배전망 설계 및 최적 운영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전력변환장치의 통합운영 알고리즘, 사고방지를 위한 보호협조 기술 확보를 위해 2024년까지 친환경 지능형 직류배전망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분산전원과 연계되는 직류 마이크로그리드의 에너지 변동성 극복이 가능하고, 관련 에너지 산업의 원천 기술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성균관대는 지난해 5월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지능형 LVDC(저압직류) 핵심기술 개발 사업(총괄책임자 : 지능형 LVDC 실증사업단 전자부품연구원 오승열 단장)에 참여해 직류 마이크로그리드와 연계를 통한 배전망의 지능적인 운영 및 자율적인 제어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을 수행 중이다. 이런 기술들이 직류 수용가에 보급 확산될 경우 약 5% 이상 에너지 효율 향상이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성균관대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직류배전용 전력기기 설계기술 고급트랙(참여교수 : 원충연, 김철환, 박일한, 이병국, 정상용)에 선정돼 학부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류배전 인력양성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직류배전 특화트랙 및 교육과정을 통하여 대학원 고급인력 양성과 4학년 학부생의 에너지 분야 교육을 목표로 한다.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원충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기술 개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류 마이크로그리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변동성 문제 해결, 국내 배전망 에너지 효율 증대와 이에 따른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전했다.



[카이스트] 궁극의 안전성 확보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핵심 기술 개발

김용희 센터장
원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고 생산 단가가 낮아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안전으로 일본 후쿠시마에서와 같은 대형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면 안된다. 원전 산업은 극도의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센터장 김용희 교수·사진)는 대도시 근처에 안심하고 건설될 수 있을 만큼 극한의 안전성이 확보된 소형모듈형원자로(SMR)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2016년 출범했다. 최종 목표는 자율형 소형원자로인 ATOM(Autonomous Transportable On-demand reactor Module)의 핵심기술 개발로, 카이스트 및 5개 대학의 교수 11인이 참여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SMR은 한국을 포함해 원자력 선진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에 센터는 최첨단 SMR의 피동안전성, 부하추종운전, 초임계이산화탄소 발전 사이클 및 자율운전 등 핵심기술을 확보해 국산 SMR의 기술적 우위를 다지고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심 및 연료주기, 시스템 및 계측제어, 핵연료 및 재료 등 3개의 연구그룹으로 구분해 유기적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현재 1단계 연구(자율형 ATOM 시스템 핵심 개념 도출)가 완료됐고, 2단계 연구(자율형 무붕산 노심 및 sCO2 발전 사이클 등 핵심기술 개발)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중대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피동적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핵심 기술 개발과 괄목할만한 연구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고정밀 SMR 시뮬레이터 모델을 완성해 ATOM 시스템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시스템 GAIA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결과적으로 운전원 실수를 원천적으로 배제하여 안전성 및 경제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외특허가 출원된 두 종류의 가연성 흡수체 기술(CSBA 및 DiBA)과 세계 최초 무붕산 노심 최적화 기술(TOP)에 기초한 초고안전성 및 고성능 450MWth ATOM 노심 및 연료주기 개념도 도출해 냈다.

제어봉을 사용하지 않고도 부하추종운전이 자율적으로 수행되는 월등한 성능도 달성했으며, 이는 신재생 에너지의 도입을 촉진하고 상생을 가능케 할 것이다. 1차 냉각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자화된 나노입자 기술을 개발해 특허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스테인리스강 기지에 나노 스케일 석출물을 균일하게 분포시킴으로써 ‘NC-ARES’라는 초고성능 신개념 합금 소재도 개발했다. 고성능 사고저항성 피복관 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고성능 사고저항성 연료로서 UO2-U3Si2 복합연료 개념을 개발하고 그 타당성을 확인했다.

김용희 센터장은 “센터가 개발한 핵심 기술들은 국산 SMR 수출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무붕산 노심설계, 사고저항성 핵연료 등은 기존 대형 가압경수로에도 적용돼 경제성 및 안전성 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학술적 성과도 상당하다. 1단계 연구에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64편을 게재했고, 국내 특허를 22개 출원해 9개가 등록됐으며, 11개는 해외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석사 62명, 박사 32명 등 원자력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보탰다. 김 센터장은 “미래형 SMR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차세대 융복합 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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