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美로 유출 속초 신흥사 불화들, 66년 만에 고향으로

뉴스1

입력 2020-06-25 09:57 수정 2020-06-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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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시왕도’, 124.4×93.9㎝, 1798.(조계종 제공)© 뉴스1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과 LA카운티박물관(LACMA)은 제3교구 본사 신흥사(주지 지혜스님) 성보 반환과 양 기관의 우호협력 및 교류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력에 따라 1954년 유출된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1점과 ‘시왕도’ 3점이 원소장처인 신흥사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종단과 LACMA는 지난 2015년부터 우호 협력적인 관계 속에서 불교문화재 반환을 위한 다양한 조사·연구와 양 기관의 교류·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7년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반환이 이뤄졌으며,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올해에는 LACMA가 신흥사 문화재 4점을 선의로 종단에 이양하기로 결정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한국전쟁 직후의 혼란기인 1954년 6월과 10월 사이에 미군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 통신장교 폴 뷰포드 팬쳐씨가 1954년 5월쯤 촬영한 불화가 각 전각에 봉안된 사진, 그리고 미 해병대 장교 리차드 브루스 락웰씨가 1954년 10월쯤 촬영한 법당 안에 불화가 사라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산회상도’는 6조각으로 나뉘어 미국으로 유출된 이후 1998년 LACMA가 구입하기 전까지 그 상태로 개인이 보관하고 있었다. LACMA는 미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조각난 불화를 2010~2011년 2년에 걸쳐 국내 보존처리 전문가인 박지선 용인대 교수가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와 함께 보수를 진행하고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종단에 따르면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의 반환은 한국과 미국 간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모범사례이자 양 기관의 우호증진 및 교류를 통한 유출문화재 환수의 우수사례이다. 종단은 이런 사례가 한국과 미국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7월 중에 불화를 한국으로 반환하고, 8월에 환수 고불식을 봉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합의된 신흥사 불화의 반환은 종단의 환수사례 중 가장 큰 규모로, 종단은 앞으로도 한국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해외에 흩어진 성보문화재의 현황 조사·연구를 위해 해외 기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종단은 LACMA에 신흥사 ‘영산회상도’ 및 ‘시왕도’의 보존처리 등을 지원하고, 반환을 위해 많은 자문을 아끼지 않은 문화재청과도 국외 환수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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