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하반기 증시 뒤흔들 ‘5가지 블랙스완’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
입력 2020-06-16 03:00 수정 2020-06-16 03:00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는 △통화와 재정 정책 집행 능력이 있어 유동성 공급이 가능한 국가 △코로나19 사망률이 낮고 사회 시스템 유지가 가능한 국가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비중이 높은 국가 등 3가지 요건을 만족하는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독일,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해당된다.장기적으로 세계 경제는 유동성 공급, 질병에 대한 대처, 포스트 코로나 산업의 발전 등에 따른 성장 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5가지 블랙스완(검은 백조처럼 현실에 존재할 가능성이 극도로 낮지만 큰 충격을 주는 악재)을 주의해야 한다. 5가지 중 하나라도 현실화되면 금융시장에서 단기적으로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것이다.
첫째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다. 글로벌 주요국은 2∼4월 코로나19 대유행을 통해 사회 및 의료 시스템 유지 방법을 파악했다.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낮아진 이유다. 하지만 하반기 2차 확산이 3월보다 심각해지면 글로벌 공급망과 사회 및 의료 시스템 붕괴가 재발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을 더 지연시킬 것이다.
두 번째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지연이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늦어질수록 사회 구조 변화, 소비 감소, 저성장 고착화 등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오프라인 산업의 몰락이 가시화하고 온라인 사회로의 강제 이주가 현실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업률 상승, 사회적 비용 발생, 경제지표 둔화 등이 발생하고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세 번째는 미중 갈등 확대다. 양국은 2018년 무역 전쟁, 2019년 지적재산권 갈등, 2020년 홍콩 사태와 코로나19 책임 등을 놓고 강 대 강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의 군사적, 지정학적 갈등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네 번째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급등이다. ‘마이너스(―) 유가’를 예상치 못했듯 투기 수요에 의한 유가 급등도 가능성은 낮지만 무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산유국 간의 합의, 빠른 경제 회복까지 맞물리면 유가 상승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경제는 쉽게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다섯 번째는 미국 대선이다. 코로나19 상황이 현 수준에서 지속된다면 미국 경제와 사회 시스템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다. 결국 현 행정부의 정권 유지 가능성은 낮아지고, 각종 경기지표가 부정적일 경우 정권 교체 확률은 올라간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인 커뮤니케이션, IT, 자유소비재 업종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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