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이 그립다`..외로운 동물 달래는 영미 동물원
노트펫
입력 2020-05-04 17:11 수정 2020-05-04 17:11
[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관람객이 사라지자, 세계 각국의 동물원 동물들이 외로워하고 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피닉스 동물원에서 사육사들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코끼리, 오랑우탄, 발리 마이나 새와 점심 데이트를 한다. 특히 영장류가 관람객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피닉스 동물원의 린다 하드윅 홍보이사는 “우리의 ‘사회적인’ 동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며 “특히 영장류가 관람객이 사라진 것을 눈치 채고 사람들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Hi baby!" - Dinah, the Bali my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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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enixzoo (@PhoenixZoo) May 2, 2020
이어 하드윅 이사는 “사교적인 새 ‘다이나’는 관람객의 관심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새 사육사들이 다이나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자주 다이나를 찾아간다”고 귀띔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동물원의 동물들도 사람들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 궁금해 했다. 더블린 동물원장 리오 우스터웨걸은 일간지 아이리시 타임스에 “동물들이 관람객에게 익숙해져서” 코로나19로 휴업하자 동물들이 어리둥절해서 “모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오라나 야생동물공원의 코뿔소, 기린, 미어캣이 관람객을 만나는 시간에 정확하게 사육장 울타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매일 오후 3시15분만 되면, 사람들을 보려고 나온다고 한다.
오라나 야생동물공원의 네이선 호크 대변인은 일간지 가디언에 “특히 케이아 앵무새와 고릴라가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둘은 대중을 보는 것을 정말 즐긴다”고 전했다.
영국 야생조류·습지 재단 직원들은 마치 관람객처럼 오리와 거위를 찾아가서 어울린다. 직원들이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사육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관람객처럼 연기한다.
엑서터 대학교의 폴 로즈 동물행동학 조교수는 “영장류나 앵무새는 관람객을 보고 어울리면서 일상을 풍요롭게 채운다”며 “동물의 웰빙과 삶의 질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로즈 조교수는 “만약 이 자극이 사라지면, 동물들은 결핍된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사람들을 완전히 잊어버린 동물들도 있다. 일본의 한 아쿠아리움은 직원들이 다가가면 수족관 구석에 숨어버리는 장어들을 위해서 관람을 영상통화로 대체했다.
독일 동물원은 다시 개장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동물원 개장은 요원한 일이다. 로즈 조교수는 “동물원의 많은 동물들이 잘 회복하고, 일상의 변화를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조용하다가 갑자기 시끄럽게 변해서 동물들에게 지나치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개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교수는 “동물원 직원들이 계속 방문하는 것이 사람들이 갑자기 낯설어지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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