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코로나19 시대’ 맞은 유통업계, 힐링 키워드 ‘SF·홈·감정’ 제안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04-30 01:56 수정 2020-04-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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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BC(비포 코로나19, before COVID-19)’와 ‘AC(애프터 코로나19, After COVID-19)’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과 온라인 개학 등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전혀 다른 일상이 펼쳐지면서 유통업계 또한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실내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안에서 소비하는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와 넷플렉스 등 동영상 콘텐츠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1년 개봉했던 전염병 관련 영화 ‘컨테이젼’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 당시 관객이 22만 명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케이블TV와 VOD 등 안방극장에서 19만3658건 상영됐다. 재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가상 사회에 대한 호기심도 늘어나면서 공상과학영화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패션 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UT 컬렉션 협업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명작 SF영화들의 명장면과 대사를 티셔츠에 담았다. 매트릭스와 블레이드러너, 스페이스 오딧세이, 에일리언 등 추억 속 인기 SF영화를 티셔츠 그래픽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유니클로 측은 UT는 대중문화 협업을 통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옷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집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넘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생활 무대로 변경되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월 인테리어 앱 사용자는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0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늘의 집’과 ‘이케아’ 등 인테리어 대표 앱 신규 다운로드 수도 급증했다. 특히 이케아는 기존 대형 마트와 온라인 위주 판매에서 벗어나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국내 첫 도심형 접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마련하고 4월 30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했다. 까사미아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홈오피스 가구 매출이 최대 54%까지 급증했다고 전했다. 퍼시스그룹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는 2월과 3월 매출이 각각 13.8%, 9.8%씩 늘었다. KCC는 셀프 인테리어 수요를 고려해 ‘숲으로 올인원’ 제품을 활용한 셀프 페인팅 노하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또 다른 변화로는 새로운 형태의 ‘휴식’과 ‘힐링’을 꼽을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가 확산되면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여행이 곧 휴식을 의미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단절되면서 지친 감정을 돌보는 감정 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혜민 스님이 참여한 것으로 유명한 ‘코끼리’ 등 명상 어플리케이션이 주목 받고 있고 ‘캄’과 ‘마보’ 등 관련 서비스 사용자가 올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신세계백화점은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메시지’를 소비자 관심사를 담은 모바일 잡지 형태로 개편하면서 명상법을 소개하는 ‘하루 10분 명상 비법’을 콘텐츠로 제공하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2월 말부터 튤립과 프리지아를 새벽배송으로 받을 수 있는 ‘농부의 꽃’ 상품을 출시했다. 판매 40일 만에 10만 송이가 넘게 판매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업체들이 달라진 생활 패턴과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템을 제안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지속된 감염병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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