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공포는 멈췄다”…백화점 3사, 매출 회복세

뉴스1

입력 2020-04-06 10:43 수정 2020-04-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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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집에만 있기 너무 답답해서 나왔어요. 요즘 사람이 없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네요. 엄마 생일이라 옷이랑 화장품 사러 왔어요”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아직 퇴근 시간 전이지만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쇼핑을 즐기는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백화점에서 만난 김은하씨(가명·38)는 화장품 매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에센스를 테스트했다. 그는 화장품 매장을 좀 더 둘러본 뒤 어머니와 함께 봄옷을 살 것이라고 했다.

2층 여성 캐주얼 매장에서는 왕훙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한국 패션 브랜드를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백화점은 붐비지는 않았지만 인근 명동 상권에 비하면 활기 있었다. 구찌, 불가리, 조말론 등의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매장을 돌아다녔다.

명동은 관광객이 끊기고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한산해진 모습이었다. 오가는 사람은 부쩍 줄었고 항상 열려있던 상점과 노점들도 상당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백화점 3사의 봄 정기세일도 시작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특약매입 지침 개정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많은 브랜드가 할인에 참여했다. 브랜드별로 적게는 5%부터 많게는 30%까지 할인을 안내하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봄 정기세일을 맞아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단축했던 영업시간을 정상화했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영업시간 정상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극강의 공포심은 줄어든 것 같다”며 “물론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줄긴 했지만 3월 초에 비해서는 많이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의 매출 회복세는 최근 10주간 매출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3월 들어서부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매출이 전주 대비 꾸준히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18일부터 2월25일까지 신천지교회·청도대남병원 관련 감염자가 500명에 이르면서 같은 기간 백화점의 매출도 급격히 감소했다가 반등한 것이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했던 사람들이 봄을 맞아 하나둘씩 백화점을 다시 찾으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어 공포심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년에 비해서는 매출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월 매출은 전년비 22% 줄었고 3월은 34%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2월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 떨어졌다. 3월 매출 증감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2월 매출은 전년비 17% 감소했고 3월 1~22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떨어졌다.

주로 매출 감소를 방어한 품목은 명품을 비롯한 의류였다. 롯데백화점은 여성패션, 남성스포츠, 명품 매출이 3월 들어 꾸준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며 고객들의 불안감이 조금씩 해소됐고 미뤄왔던 봄 의류 구매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3월 말(3월23~29일) 전체 매출은 전년비 1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명품 매출은 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3월 말(3월27~29일) 명품 매출이 전주 대비 35% 늘었다.

백화점과 비슷한 품목을 파는 면세점들은 매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각 국가에서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고 항공편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3월 매출이 전년에 비해 60% 감소했다. 2월의 감소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신세계면세점은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70% 줄었다고 밝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항공이 끊겼기 때문에 면세점은 매출 회복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일 기준 인천공항의 출국객 수는 167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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