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 뉴에라 “품질-혁신-창의성이 최우선 가치”

최지선 기자 , 신아형 기자

입력 2020-04-01 03:00 수정 2020-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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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0주년]
글로벌 100년 기업들의 장수비결



독일 하리보, 미국 뉴에라 등 해외에는 1920년 설립돼 본보와 ‘100세 동갑내기’인 기업들이 적잖게 있다. 호주 콴타스항공과 독일 롤라이, 일본 린나이와 스즈키도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들 기업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 1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 설탕 한 자루와 구리 솥으로 시작, 2차 세계대전 뒤 살아남아

하리보, 본보 100주년 축전 보내 독일 젤리 제조 기업 하리보가 본보 100주년을 맞아 보낸 축전. “대중과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적혀 있다. 하리보 제공
하리보의 고향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본이다. 1920년 27세 청년 한스 리겔(1893∼1945)이 집에 딸린 작은 세탁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가진 것이라곤 설탕 한 자루와 구리 솥 하나가 전부였다. 리겔은 회사 이름을 ‘한스 리겔’과 ‘본’의 앞 글자를 두 개씩 따 ‘하리보’라고 지었다. 시그니처인 ‘춤추는 곰’ 젤리는 사업 시작 2년 만인 1922년 탄생했다.

직원 400명을 고용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하리보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위기를 맞았다. 설탕 등 원재료 조달이 어려워졌고 직원들은 전쟁터로 불려갔다. 설상가상 1945년에는 창업자 리겔이 사망했다. 전후 하리보에 남은 직원은 30명 남짓이었다.

하리보는 세대교체로 위기를 극복했다. 전쟁 포로로 잡혀갔던 아들 한스 리겔 주니어와 파울 리겔이 돌아와 경영을 맡으며 주변 제과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1950년 직원이 1000명으로 늘어나며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 직원은 7000명이 넘는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는 게 하리보의 장수 비결이다. 하리보는 젤리 외에 다른 분야의 사업은 하지 않는다. 1960년 출시돼 지금도 매출 1위인 꼬마 곰 젤리 ‘골드베렌(Gold Bear)’은 이를 상징하는 제품이다. 이 외에도 젤리 제품만 1000개 이상 선보였다.

다가올 100년에도 맛과 품질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르푸조프 사장은 “자신만의 강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리보와 동아일보는 닮았다. 앞으로도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 혁신과 창의성이 뉴에라 최우선 가치

미국 패션 기업 뉴에라의 크리스 콕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제품인 야구 모자를 살펴보고 있다. 1920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세워진 뉴에라는 동아일보와 마찬가지로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뉴에라 제공
세계적인 패션 기업 뉴에라도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독일 출신 공예가 에르하르트 콕이 1920년 미국 동부 뉴욕에 설립한 이 회사는 100년이 흐른 지금 그의 증손자 크리스 콕이 경영하고 있다. 콕 최고경영자(CEO)는 “품질과 혁신 그리고 창의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뉴에라의 대표 아이템은 야구 모자다. 20세기 초반부터 모자 하나로 미국 3대 스포츠 리그(MLB, NFL, NBA)를 평정했다. 1934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팀을 위한 첫 야구 모자를 제작한 후 1965년에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그(MLB) 팀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미국 유명 힙합 가수들이 착용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콕 CEO는 지난 20년이 뉴에라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사업 글로벌화에 착수하면서 국가별 수요와 만족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뉴에라는 100주년을 기념해 헬무트 랭, 요지 야마모토, 리바이스 등과 협업 상품을 출시한다. 콕 CEO는 “100주년을 맞은 동아일보가 언론 역사의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며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 롤라이·콴타스항공·린나이… “전통과 혁신” 공통점

호주 콴타스항공은 1920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취항을 시작했다. ‘안전 제일주의’를 고수해온 덕에 설립 이래 무사고 경력을 유지하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독일 카메라 제조업체 롤라이는 ‘작지만 강한’ 초소형 카메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과거 모델 외형을 본뜬 즉석카메라를 선보이는 등 전통을 지키며 혁신하고 있다. 일본 가스기기 명가 린나이와 자동차 기업 스즈키도 한우물을 파며 올해로 100세가 되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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