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패트롤] 한진칼 주주총회, 날선 비난부터 호소까지…“막판 표심 잡아라”

김재범 기자

입력 2020-03-25 05:45 수정 2020-03-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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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 D-2

한진그룹 “비전문인들…파산할 것”
3자 연합, 국민연금 의결권 견제
법원, 의결권 가처분신청 모두 기각
주총 이겨도 코로나 극복 난항 예고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권을 두고 맞서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과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측의 공방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자신들의 경영능력을 알리는 대결 양상이 펼쳐졌으나, 주총이 임박해지면서 이제는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거칠게 비난하는 인신공격도 벌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24일 “한진칼 주주 여러분들의 현명한 선택을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한진그룹은 3자 주주연합측에 대해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전문인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맡으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현 경영진은 “항공·물류 산업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호소했다.

3자 주주연합 역시 그동안 조원태 회장 등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집요하게 지적해 왔다. 대규모 순손실과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 등을 통해 조원태 회장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특히 23일에는 지분 2.9%를 보유해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이 주목받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에 대해 이해상충 우려를 제기했다. 국민연금이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도록 ‘강한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흔드는 거짓 선동과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처럼 살벌한 싸움 끝에 어느 한 쪽이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여유로운 ‘승자의 미소’를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항공산업 자체가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보니 버거운 경영과제를 안고 나아가야 한다.

한편, 3자 주주연합이 제기한 의결권 가처분 신청이 24일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반도건설의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지분 8.2%를 보유한 반도건설이 27일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5%로 제한됐다. 재판부는 이날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3.7%의 의결권 행사 금지 요청도 기각했다. 두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되면서 당초 박빙이던 양측의 지분 차이는 최대 8%포인트 이상 조원태 회장측이 앞서게 됐다.

한진칼의 주주총회는 27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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