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뚱뚱해야 인기? ‘살까기’ 열풍 우리 못지않아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0-02-19 03:00:00 수정 2020-02-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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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기있는 건강식단으로 닭고기쌈과 두부밥이 꼽힌다.
채규희 비만클리닉 365mc 대표원장

남북관계가 온화해진 가운데 북한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도 인기다. 재벌 상속녀가 북한에 불시착한다는 소재를 다룬 ‘사랑의 불시착’부터 백두산 화산 폭발 시나리오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백두산까지. 북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드라마에 등장하는 ‘살 까기(다이어트)’라는 북한말이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북한사람들도 다이어트를 하는 걸까.

과거 북한에서는 건장한 체격과 뚱뚱한 몸이 부의 상징이었지만 요즘에는 늘씬한 몸매를 추구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외부와 교류가 확대되며 ‘비만이 건강 적신호’라는 인식이 퍼진 것으로 유추된다.

남한으로 귀순한 A 씨는 최근 한 방송에서 “북한주민들이 비만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중국에서 남한의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를 찾는 비율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개선하려고 다이어트 보조제를 찾는 빈도도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북한의 독특한 다이어트 문화를 살펴보고 실제 효능은 어떤지 채규희 비만클리닉 365mc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북한에도 ‘다이어트 콜라’가 있다?

북한에 코카콜라는 없어도 청량음료인 ‘보리수’가 있다. 심지어 ‘무(無)당’ 버전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로콜라’ 정도로 볼 수 있다. 대다수 무설탕 음료가 그렇듯 이 역시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넣었다. 현지에서는 ‘마시면 단맛은 있어도 혈당 값은 오르지 않는다’고 소개된다. 북한의 달라진 건강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 원장은 “인공감미료는 다이어트에 100%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일부 감미료는 설탕과 마찬가지로 혈당수치를 높일 수 있고 자주 마시면 신장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탄산음료를 피하는 것이지만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면 탄산수에 식용 식초나 과일청을 조금 섞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건강식 선호, 닭고기쌈, 두부밥 인기


최근 북한 중상류층이 건강식단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인기 음식으로는 ‘닭고기쌈’과 ‘두부밥’이 꼽힌다. 닭고기쌈은 저민 닭가슴살에 녹말가루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각종 야채를 채운 뒤 기름에 굴려가며 익힌 요리다. 닭가슴살의 풍부한 단백질에 야채의 항산화 성분, 식이섬유가 다이어트 식단으로 추천할 만하다.

두부밥은 튀긴 삼각형 모양의 두부 속에 야채·멸치·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에 비빈 밥을 채워 넣은 음식이다. 식물성 단백질에 적절한 탄수화물을 공급할 수 있어 다이어터도 안심할 수 있다.

채 원장은 “닭고기쌈이나 두부밥 모두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적절히 보충하는 데 적합하다”며 “다만 요리할 때 양념을 너무 강하게 하지 않고 삼삼하게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애초에 북한에서 다이어트가 성행한 것은 미용 목적이 아니다. 고위층이 ‘고도비만으로 인한 건강 적신호’가 삶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자 이를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살까기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8년 뇌졸중을 겪은 뒤 재발을 막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10여 kg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고도비만인 그는 2014년 갑작스럽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자아냈다. 당시 외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만수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채 원장은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의 중장년층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현상”이라며 “대다수 국민이 비만을 건강의 적으로 간주하고 관리에 나서는 만큼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젊은 시절의 날씬한 몸을 챙기기 위해 지방흡입이나 비만수술을 감행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과체중을 넘어 고도비만 단계로 접어든 경우 호르몬 변화 등으로 혼자 다이어트하기 어렵다”며 “이런 경우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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