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64% “공채 아닌 수시로 인재 뽑겠다”

박재명 기자

입력 2020-02-11 03:00:00 수정 2020-02-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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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줄어드는 취업시장

7일 LIG넥스원이 서울 서대문구 ‘캐치카페 신촌’에서 연 채용설명회에서 인사팀 관계자가 구직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공채를 폐지하는 대신에 전공자 중심으로 10∼20명만 참석하는 소규모 취업설명회를 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7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캐치카페 신촌’에 대학생 18명이 모였다. 학교도, 전공도 제각각인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특정’ 기업의 ‘한 가지’ 업무에 관심이 있다는 것.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은 이날 모인 학생 18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분야 신입사원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캐치카페 신촌에서는 LIG넥스원을 포함해 총 3개 기업이 동시에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한 기업의 인사 관계자는 “특정 분야의 인재를 찾을 때는 공채보다 오히려 소규모 설명회가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전했다.



○ 기업 64% “공채보다 수시채용이 좋아”

올 상반기(1∼6월) 국내 취업시장에서는 ‘수시채용’ 돌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 SK 등 주요 기업들이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뽑는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올해 취업가에서는 “취업시장의 대세가 수시채용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취업 전문기업인 진학사 캐치가 올 상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 100곳의 인사담당자를 전화 조사한 결과 “수시채용을 할 것”이라는 기업이 3곳 중 2곳(64%)에 달했다. 기존처럼 “공채로 진행할 것”이라는 답은 14%에 그쳤다.

이 회사가 지난해 같은 시기 2019년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한 기업 152곳을 대상으로 똑같은 조사를 진행했을 때는 전체의 40%(60곳)가 수시채용을 택했다. 1년 만에 수시채용 선호도가 20%포인트 이상 오른 셈이다.

기업의 주된 채용 방식이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뀌면 학생들의 취업정보 입수 경로도 바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변화로 예전과 같은 대규모 기업설명회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다.

한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그동안 줄어온 학교별 ‘캠퍼스 리크루팅’이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10대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채용 시기에 맞춰 필요한 직무에 한해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설명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기업과 직무를 미리 정해 두고, 해당 기업이 언제 설명회나 수시채용을 진행하는지 점검하는 ‘맞춤형 수고’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



○ 취업 선배들 “지원 기업과 업무 구체적으로 노려라”

공채 대신 수시채용이 취업 시장의 주류가 되면 기업의 인재상도 바뀐다. 공채 때 지원자를 걸러내던 학점, 영어 점수 등의 ‘스펙’이 예전의 힘을 잃게 된다. 그 대신 해당 기업과 직종에 평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가 취업 성패의 중요 요소로 떠오른다.

이는 이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의 충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농심의 R&D 직무 채용 설명회에 참여했다가 취업까지 성공한 A 씨는 “R&D 설명회에서 했던 현직자와의 대화가 실제 농심의 면접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다른 대기업에 취업한 B 씨는 “정치외교학 전공이지만 마케팅 직무에 관심을 갖고 맞춤형으로 준비해 취업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을 원하는 기업의 선배들을 만나 해당 기업의 정보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학사 캐치는 R&D, 해외영업 등 각 직무에 맞는 ‘현직자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겨울방학에는 대학생 2407명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는 1년 전 신청자(534명)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학생들도 기업 현직자와의 만남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최근 수시채용 중심으로 바뀌는 채용 시장에서 현직자 멘토링과 직무별 소규모 채용설명회 등이 취업준비생을 위한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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