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배터리 탓” 조사단 결론에…업계 “근거없다”

뉴시스

입력 2020-02-06 17:16:00 수정 2020-02-06 17: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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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조사단, 4개월 조사 결과 발표
경남 하동 제외한 4곳은 배터리서 발화
경남 하동, 설비 절연 성능 저하가 원인
"과충전 배터리에 이상 현상 결합한 탓"
정부, 배터리 충전율 80~90% 제한키로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화재 사고 조사단이 지난해 발생한 사고 사업장 5곳 중 4곳의 원인을 배터리로 지목했다. 정부는 “배터리 충전율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ESS 화재 사고 조사단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충남 예산·경북 군위·경남 김해·강원 평창·경남 하동 등 지난해 8월 이후 ESS에서 불이 난 전국 사업장 5곳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남 하동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배터리가 발화 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6일 밝혔다.

4곳 중 충남 예산·경북 군위는 LG화학 배터리를, 경남 김해·강원 평창은 삼성SDI를 사용했다. 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되지 않은 경남 하동은 LG화학이다.


김재철 공동 조사단장(숭실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은 “조사단은 충남 예산·경북 군위의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 흔적을 확인했다”면서 “경남 김해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 간에 전압 편차가 커지는 경향이 운영 기록을 통해 나타났으며, 배터리 분리막과 음극판에서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강원 평창에서는 충전 시 상한 전압과 방전 시 하한 전압의 범위를 넘는 충·방전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때 배터리 보호 기능은 동작하지 않았다. 이 현장에서도 분리막에서 구리 성분이 검출됐다.


배터리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지 않은 경남 하동에서는 2열로 구성된 ESS 설비 중 한쪽에서 절연 성능의 급격한 저하가 먼저 발생했다. 이후 다른 한쪽의 절연 성능도 서서히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운영 기록에 배터리에 이상이 발견했다는 내용은 없었으며, 현장 조사 결과 외부 환경이나 전기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조사단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충남 예산·경북 군위·경남 김해·강원 평창의 화재 원인은 ‘배터리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같거나 비슷한 사업장에서 발화 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 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경남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질이 접촉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특히 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됐다고 지목된 4곳은 90% 이상의 높은 충전율 조건으로 운영하는 방식에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 조사단의 분석이다. ESS 사업장의 배터리 충전율을 낮추는 등 유지 관리 강화가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조사단은 “일부 ESS 사업장에서 배터리 운영 기록 저장·보존·운용 관리가 미흡해 사고 예방과 원인 규명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신규 사업장뿐만 아니라 기존 ESS에도 시스템·배터리 운영 기록을 저장하고 보존하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전기·배터리·소방 분야 전문가와 국회 관계자 등 20명이다. 지난해 10월17일 꾸려졌다. 조사단장은 김 교수, 문이연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사가 공동으로 맡았으며, 전기안전공사와 산업기술시험원이 조사단 활동을 지원했다. 조사단은 약 4개월에 걸쳐 총 108회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ESS 설비의 배터리 충전율 80~90%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ESS 추가 안전 대책’을 내놨다.

산업부는 이 대책에 ▲옥내 80%·옥외 90% 충전율 제한 의무화 ▲철거·이전 등 긴급 명령 제도 신설 ▲옥내 설비 재사용을 통한 옥외 이전 추진 ▲블랙박스 설치를 통한 ESS 설비 운영 데이터 별도 보관 등을 담았다.

앞으로 신규 ESS 설비 중 일반인이 출입 가능한 건물 안에 설치되는 옥내 설비 배터리의 충전율은 80%로, 일반인이 출입하지 않는 건물에 설치되는 옥외 설비는 90%로 제한된다. 이런 내용은 ESS 설비 사용 전 검사 기준에 반영해 이달부터 시행한다.

ESS 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부 등이 긴급 점검한다. 그 결과 피해 우려가 크면 철거·이전 등 긴급 명령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이 명령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을 근거를 마련하고, 명령에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하는 벌칙(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도 신설한다.

이는 지난해 11월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전기안전관리법 제정안에 반영돼 있다.

옥내 ESS 설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통 안전 조치, 소방 시설 설치 등 안전 조치를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 옥외 이전을 추진한다. 지난해 6월 시행된 ESS 안전 관리 강화 대책에서 의무화한 ‘블랙박스 설치를 통한 운영 데이터 별도 보관’은 이전에 설치된 ESS 설비에까지 이행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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