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 해결 못 하는’ 것에 주목하라”
조혜인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0-01-17 03:00:00 수정 2020-01-17 03:00:00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4인
청소년-대학생 토크콘서트 개최
반도체 전문가 박완재 세메스 수석연구원(왼쪽)과 배터리 전문가 윤효정 LG화학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있다. 과학동아 제공“많은 후배들이 배터리 연구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봅니다. 그런데 지금 청소년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산업현장에 나올 시점에도 과연 배터리 연구가 계속 ‘핫’할까요?”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에서 배터리 전문가 윤효정 LG화학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35)이 돌직구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강연을 듣고 있던 청소년과 대학생 150여 명의 표정이 순간 진지해졌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WiTeck)가 2004년부터 매년 발행하는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저자들의 강연으로 꾸려졌다. 지금까지 저자로 참여한 303명의 여성 공학기술인을 대표해 윤 책임연구원을 포함한 4명이 공학자를 꿈꾸는 대학생과 청소년의 멘토로 나섰다.
윤 책임연구원은 미래 엔지니어를 꿈꾼다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술,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15년 전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하던 시절 책에서만 보던 수소자동차가 지금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시대가 된 것을 예로 들었다.
윤 책임연구원은 “현재 유망한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도 10년 뒤에는 컴퓨터처럼 보편화될지 모른다”며 “대형 산불 등 자연재해나 기후변화 등 지금은 해결할 수 없는 기술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또 다른 멘토로 나선 박완재 세메스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여성 엔지니어들이 가진 섬세함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25년간 반도체 개발에 몸담아 온 엔지니어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설비에 특화된 기업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체 장비를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분야는 남성 위주로 돌아간다는 편견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가 1995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입사할 당시 엔지니어 300명 중 여성은 2명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반도체 분야 여성 인력은 26.8%이다.
이날 멘토들의 경험담을 들은 위다연 씨(광운대 로봇학부 3학년·여)는 “남자들이 많은 업계에서 일하는 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여러 선배들의 경험담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체은 씨(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3학년·여)는 “평소 주변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눌 기회가 적었는데, 토크콘서트를 통해 선배 여성 공학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정경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은 “이번 토크콘서트가 여성 공학인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향후 진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혜인 동아사이언스 기자 heynism@donga.com
청소년-대학생 토크콘서트 개최

1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에서 배터리 전문가 윤효정 LG화학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35)이 돌직구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강연을 듣고 있던 청소년과 대학생 150여 명의 표정이 순간 진지해졌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WiTeck)가 2004년부터 매년 발행하는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저자들의 강연으로 꾸려졌다. 지금까지 저자로 참여한 303명의 여성 공학기술인을 대표해 윤 책임연구원을 포함한 4명이 공학자를 꿈꾸는 대학생과 청소년의 멘토로 나섰다.
윤 책임연구원은 미래 엔지니어를 꿈꾼다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술,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15년 전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하던 시절 책에서만 보던 수소자동차가 지금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시대가 된 것을 예로 들었다.
윤 책임연구원은 “현재 유망한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도 10년 뒤에는 컴퓨터처럼 보편화될지 모른다”며 “대형 산불 등 자연재해나 기후변화 등 지금은 해결할 수 없는 기술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또 다른 멘토로 나선 박완재 세메스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여성 엔지니어들이 가진 섬세함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25년간 반도체 개발에 몸담아 온 엔지니어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설비에 특화된 기업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체 장비를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분야는 남성 위주로 돌아간다는 편견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가 1995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입사할 당시 엔지니어 300명 중 여성은 2명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반도체 분야 여성 인력은 26.8%이다.
이날 멘토들의 경험담을 들은 위다연 씨(광운대 로봇학부 3학년·여)는 “남자들이 많은 업계에서 일하는 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여러 선배들의 경험담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체은 씨(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3학년·여)는 “평소 주변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눌 기회가 적었는데, 토크콘서트를 통해 선배 여성 공학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정경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은 “이번 토크콘서트가 여성 공학인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향후 진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혜인 동아사이언스 기자 heyn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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