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차기 CEO ‘검찰 리스크’ 어쩌나…여러 정황 따져보니

뉴스1

입력 2019-12-30 10:57:00 수정 2019-12-30 10:57:3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구현모 사장이 KT 차기 CEO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KT제공) © 뉴스1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법적 리스크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그의 혐의가 중도 ‘낙마’할 정도의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는데 입을 모은다. 실제 여러 정황상 구 사장이 크게 불리하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구현모 사장은 1987년 KT에 입사해 평생을 몸담은 ‘정통 KT맨’으로 경영기획실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경영수완이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황창규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월17일 황창규 회장과 KT 전·현직 임원 7명, KT 법인(양벌규정)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일정 수수료(3.5~4%)를 떼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 5000여만원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구 사장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CEO직에서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 사장은 경찰이 특정한 ‘범죄 혐의 기간’ 황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및 사장,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놓고 볼 때 구 사장에게 불리한 정황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먼저 후원금을 받은 사람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두 차례에 걸쳐 황 회장, 구 사장 등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원 측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찰은 실제 수수 의혹이 있는 약 99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직접 조사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검찰도 쉽사리 조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내년 4월 총선이 있고, 검찰과 정치권과의 갈등이 계속되는 점을 볼 때 KT 사건이 총선 이후로 밀릴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 있다.

KT 관계자는 “구 사장이 검찰에 송치된 건 맞지만 송치 이후 지금까지 검찰 조사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에 넘겨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 주요 피의자로 특정하기는 쉽지 않은 점 등으로 구 사장이 차기 CEO로 취임한 이후 이건으로 중도 퇴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찰의 수사가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봤다. 황 회장의 약점을 잡아 정권에 우호적인 인물을 차기 CEO로 앉히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이 사건은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는 게 업계의 추측”이라며 “경찰의 무리한 수사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또 구속영장 기각은 검찰의 생각이 반영된 만큼 이 사건으로 구 사장이 타격을 입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02년 민영화 후 정권의 ‘전리품’으로 취급되며 이명박 정부 때부터 낙하산 논란이 끊이질 않던 KT가 실력으로 검증된 ‘정통 KT맨’을 수장으로 배출한 점도 수사기관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만큼 수사의 ‘명분’을 얻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송치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라며 “경찰에서 넘겨받은 사건 내용이 광범위하고 관련 내용을 기각한 검찰이 보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이른 시일 내에 수사가 진척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새 CEO는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KT 이사회는 이를 정관에 담아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