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의 여왕’ 최혜진 “남은 목표 3개 향해 달려가야죠”
고봉준 기자
입력 2019-11-15 05:30 수정 2019-11-15 10:55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에 오른 최혜진이 1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바쁜 한 해를 돌아봤다. 수수한 옷차림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최혜진. 사진제공 | YG스포츠
어릴 적 세계무대를 지켜보며 꿈꿔온 목표들이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등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 획득까지…. ‘약관의 여왕’ 최혜진(20·롯데)의 힘찬 스윙이 잠시라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전관왕으로 등극한 최혜진이 1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숨 가빴던 한 해를 돌아봤다. 정형화된 유니폼 대신 수수한 대학생 옷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은 최혜진은 어릴 적부터 간직한 꿈 보따리부터 풀어놓았다.
“골프를 시작하면서 다짐한 목표들이 있다. 국가대표 발탁과 LPGA 투어 진출, 세계랭킹 1위 등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었다. 이 가운데 아마추어 시절 태극마크를 달면서 첫 번째 꿈은 이뤘다. 이제 3개가 남았는데 이 모두 지금부터의 노력이 중요하다.”
최혜진은 현재 국내 골프계에서 가장 ‘핫’한 선수다. 약관의 나이로 국내 무대는 이미 평정했고, 언제 LPGA 투어로 떠나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통한다. 올 시즌 KLPGA 투어 집중을 위해 LPGA 투어 Q시리즈 출전을 포기한 최혜진은 “내년 시즌 KLPGA 투어와 LPGA 투어 일정이 확정되면, 대회가 겹치지 않는 때를 위주로 미국을 다녀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최혜진의 아버지 최길호 씨와 어머니 공나영 씨가 함께했다. 부모님은 딸을 필드 안팎에서 보살피는 든든한 동반자다. 어머니 공 씨는 “(최)혜진이를 임신했을 때 특이한 태몽 하나를 꿨다. 눈이 정말 예쁜 돼지 한 마리가 나를 무는 꿈이었다. 그때 ‘아, 내가 딸을 임신했구나’라고 느꼈다”고 웃으며 딸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최혜진. 사진제공|KLPGA
초등학교 때 처음 클럽을 잡아 학창시절 유망주로 성장한 최혜진은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 2승과 LPGA 투어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KLPGA 투어 대상과 신인왕 그리고 올해 대상과 상금왕, 평균타수상, 다승왕을 휩쓸며 자타공인 1인자가 됐다.
이처럼 필드 위에서는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는 승부사지만, 필드 밖에서는 여느 대학생과 다르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 공 씨는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집 앞 떡볶이집을 찾아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까지 고진영 프로와 이웃사촌이었는데 같은 집에서 자주 마주쳐 둘이 친분을 쌓았다”고 귀띔했다.
이제 3가지 목표를 남겨둔 최혜진은 차근차근 꿈을 향해 달려갈 생각이다. 당장 2020도쿄올림픽이 몇 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 대회가 있지 않은가”라며 짐짓 여유를 보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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