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결합, 카자흐 심사 통과… EU-日이 최대 변수

지민구 기자

입력 2019-10-30 03:00:00 수정 2019-10-30 07: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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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쟁법 심사과정 까다로워… 내달 신청→내년 5월 결론 예정
노조는 EU집행위에 반대의견 내… 日 수출규제도 심사 걸림돌 우려
韓-中-싱가포르 등선 순항 예상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각국 정부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승인을 받았다. 내년 상반기(1∼6월)까지 기업결합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노동조합의 반발과 한일 관계 악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카자흐스탄 경쟁 당국이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승인을 최근 공식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자국 조선업 시장에서 공정 경쟁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기업결합 승인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신청을 한 지 3개월도 채 안 돼 이뤄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카자흐스탄에서 직접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없다. 하지만 합병 대상인 대우조선해양이 2014년 3조 원 규모의 육상 원유 생산 플랜트 사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어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올해 3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4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위한 사전 논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한국과 중국(7월)에 이어 카자흐스탄(8월), 싱가포르(9월)에 각각 기업결합 신청을 했다. 다음 달 EU에서의 사전 심사를 마무리하고 기업결합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일본 경쟁 당국과도 지난달 기업결합 심사 사전 절차를 시작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절차가 마무리된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우선 6개국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한 나라만 반대해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사실상 무산된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3개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큰 변수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은 경쟁 당국이 자국 1, 2위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이 합병하는 안건을 25일 승인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변수가 큰 지역은 EU와 일본이다. EU는 전 세계에서 경쟁법이 가장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또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건조를 맡기는 대형 고객사도 몰려 있다. 양사의 합병으로 선박 건조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할 수도 있다. 여기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와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단체가 최근 EU 집행위에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예비 협의를 거쳐 본 심사를 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 절차를 진행한다. EU 집행위는 사안에 따라 심사 기간을 4∼6개월로 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다음 달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내도 내년 5월에 승인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것도 기업결합 심사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일본 조선업계를 대변하는 사이토 다모쓰(齋藤保) 일본조선공업회 회장은 6월 도쿄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글로벌 점유율 측면에서) 압도적인 그룹이 탄생하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라며 “각국 경쟁 당국이 그냥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본 경쟁 당국도 기업결합 반대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감정적으로만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모든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차분히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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