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MW 챔피언십 뛰는 이정은 “LPGA 신인왕 만족 않고 랭킹 더 올려야”

부산=정윤철 기자

입력 2019-10-24 03:00:00 수정 2019-10-2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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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두달 되니 한식 그리워… 모처럼 귀국 삼겹살로 기운 찾아”

“새 무대 적응이 최우선이었는데 신인왕까지 됐으니 예상보다 성공한 시즌이죠.”

올 시즌 종료까지 5개 대회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을 확정(11일)하고 한국에 돌아온 ‘핫식스’ 이정은(23)은 활짝 웃었다. 국내 유일의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23일 만난 그는 “6월 US여자오픈 우승 뒤부터 신인왕을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들이 이어온 신인왕 계보를 계속 이어가게 돼 영광이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5년 연속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정은은 상금(193만6285달러)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123점)에서 모두 2위를 기록 중이다. 낯선 세계에서 신인으로서 겪은 어려움을 이겨낸 결과다. 그는 “4개월 정도 계속 대회를 치르느라 한국에 오지 못할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정은은 바쁜 투어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관리했다. 숙소를 잡을 때도 피트니스 시설을 꼼꼼히 따지는 그는 스쾃(역기를 어깨에 걸치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운동)을 최대 80kg까지 들어 올린다.


음식 문제도 그를 힘들게 했다. 양식을 좋아해 미국에서 ‘맛집’을 찾아다녔지만 2개월 정도 지나니 한식이 그리웠다고. 21일 귀국한 이정은은 가족들과 삼겹살을 먹으며 기운을 되찾았다. “미국에서도 삼겹살을 먹을 순 있죠. 그런데 한국 고기의 질이 단연 최고예요.”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이정은이 네 살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면서도 전세금 대출을 받아가며 딸을 골프 선수로 키워냈다. 신인왕 등극에 가족들이 좋아했겠다고 묻자 이정은은 “가족들은 내가 신인왕을 큰 격차로 일찍 확정해 크게 실감을 못하더라”며 웃었다.

이정은은 다음 달 21일(현지 시간) CME 그룹 투어챔피언십 1라운드 종료 후에 열리는 신인왕 시상식에서 영어로 소감을 밝힐 계획이다. 이정은은 “대본을 만들어 외우고 있다. 내가 한글로 쓴 소감을 영어 선생님이 영어로 바꿔줬다”고 밝혔다. 내용을 조금 공개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에이, 그건 비밀이죠!”

최근 5개 대회에서 톱10에 3차례 든 이정은이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는 “요즘 샷과 퍼팅감이 좋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감각을 끌어올려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우승을 한 번이라도 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꿈꾸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도 마무리가 중요한 시즌이다. 내년 6월 29일을 기준으로 세계 랭킹 15위 이내 선수는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세계 4위 이정은은 “긴장을 풀지 않고 시즌을 마쳐 세계 랭킹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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