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대변이 찔끔… ‘변실금’을 아시나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19-09-25 03:00:00 수정 2019-09-25 15: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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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고령이 전체 72% 차지… ‘병인 줄 몰라’ 방치하는 경우 많아
식이조절하고 약물-지지요법 병행



우리나라는 국민 2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각종 노인질환도 크게 늘고 있다. 노인질환 중에서 환자들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감추는 질환이 있다. 바로 ‘변실금’이다.

변실금 환자 정신적 스트레스 심각해


변실금은 대변이 자신도 모르게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증상이다. 가스가 새는 가벼운 증세부터 변 덩어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증상도 증상이지만 변실금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일으켜 대인기피, 우울 증상 등 정신과적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변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984명에서 2017년 1만138명으로 7년 새 103.4%가 늘었다.

변실금 환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증상이 나타나고 1년 이상 지난 후에 병원을 찾았다는 사람이 42.6%에 달했다. 병원을 늦게 온 이유는 ‘병인 줄 몰라서’가 49.4%로 나타났다. 변실금은 만성질환처럼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받으면 호전된다.

대부분 고령 환자, 증상 감추면 악화

변실금의 원인은 분만, 괄약근 손상, 당뇨병, 뇌졸중, 뇌종양 등 다양하지만 대체로 환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증상의 발현이 높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진료내용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 환자가 전체 환자의 71.82%를 차지했다.

치료법으로는 식이조절과 지사제류의 약물요법, 지지요법을 병행한다. 지지요법은 환자를 이해하고 위로해 적응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정신요법이다. 분만, 수술 등 과거 병력과 배변, 변실금 횟수 등을 자세히 기록해 정해진 시간에 배변하기 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생활방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변실금은 환자들이 의료진에게도 자세한 증상을 감추기 일쑤라 지지요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밖에 케겔운동,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이 대표적인 비침습적 치료법으로 꼽히는데 이 중 바이오피드백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변실금 치료에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배변을 조절하는 골반과 괄약근이 수축이나 이완하는 과정을 모니터를 통해 환자가 직접 보고 들으면서 스스로 조절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행동과학 치료의 일종이다. 약물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없고 치료 효과도 매우 좋지만 국내에서는 보험 수가 등의 문제로 일부 대형병원과 몇몇 전문병원을 제외하고는 쉽게 적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변실금에 대한 인식이나 관리 개선돼야

이 밖에도 괄약근 성형술, 주사요법, 인공괄약근 삽입, 척추신경 자극술 등 다양한 치료법도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거나 적용된다 하더라도 고가로 실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고령사회로 변실금 환자는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나 관리는 매우 미흡한 편”이라며 “변실금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환자로 하여금 사회적 격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현민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변실금은 증상이 있어도 환자가 이에 대해 모르거나 알더라도 치료가 안 되는 병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변실금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므로 증상이 있으면 대장항문외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조현민 교수가 알려주는 ‘변실금’의 모든 것

― 변비로 변실금이 생길 수 있나.

변비가 있다고 변실금이 생기지는 않는다. 변비와는 무관한 질병이다. 하지만 심한 변비로 단단한 변 덩어리가 직장을 막은 상태(분변매복)인 경우 일시적으로 변실금이 생길 수 있다.


― 치핵 수술 후 변실금이 생길 수 있나.

치핵 수술 중 항문 내괄약근의 손상이 생겼거나 항문 점막을 과다하게 절제한 경우에 변실금이 생길 수 있다.


― 변실금 증상이 있으면 변에 피가 섞여 나오나.

변실금과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변에 피가 나올 때는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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