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아 놀자!”… 창의융합형 미술대회로 꿈나무 상상력 키운다

대전=지명훈 기자

입력 2019-09-05 03:00 수정 2019-09-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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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미술대회 28일 개최

#곤충학자와 식물학자가 꿈인 서울 경복초등학교 4학년 최신우 군(10)은 미술에는 크게 자신이 없다. 하지만 항상 흥미를 가져온 과학이 주제라면 그려볼 만하다고 생각하여 동아일보 주최의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대회에 선뜻 참가신청을 했다. 최 군은 “생명공학연구원이나 지질자원연구원의 주제 가운데 선택할 계획”이라며 “요즘 여러 서적과 인터넷을 통해 그림 주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과학자들을 만나 직접 질문할 기회도 주어진다니 기대가 크다”고 기뻐했다.

#최 군과는 달리 대전 반석초등학교 1학년 고효린 양(7)은 미술을 무척 좋아하지만 과학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에 과학과 친해지기 위해 미술대회에 신청했다. 고 양은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신비롭게 여겼던 소행성 등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항공우주연구원의 ‘친구와 우주여행 하기’를 주제로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 양의 어머니는 “우선 각종 관련 과학책을 통해 주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며 “학교에 현장학습을 내고 직접 항공우주연구원을 같이 방문해 과학자에게 질문하면서 주제에 대한 공부를 하도록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28일 대전 유성구 과학단지 내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제1회 ‘대덕에서 과학을 그리다’ 미술대회에 대한 참여 열기가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고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초중고교생들이 과학과 친해지도록 설계된 새로운 개념의 미술대회다.

학생들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KAIST 등이 고심 끝에 선정한 과학과 기술 분야의 다양한 주제를 그린다. 그리기 전에 주제에 대해 충분히 공부한다. 대회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주제를 고르면 해당 연구기관이 탑재한 관련 자료와 동영상을 접할 수 있다. 이들 자료를 공부하다 생기는 궁금증은 해당 연구기관의 과학자들에게 질문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대회 전 ‘연구기관 방문의 날’에 해당 연구기관을 찾으면 과학자들에게 직접 질의를 하고 현장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최 군의 어머니 고은지 씨(39)는 “과학을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미술대회라서 얼른 신청을 했다”며 “대전의 과학단지를 가고 싶어도 막상 시간을 내기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 겸 찾아가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술대회가 열리는 대덕특구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 과학의 메카다. 2017년 기준으로 26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입주해 있고 전국의 이공계 박사 인력 10명 가운데 4명(38.8%, 4만199명)이 근무한다. “김 박사”라고 부르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돌아본다는 얘기는 여기서 나왔다. 국내 특허출원 10건 중 4건(37.2%, 5868건), 해외 SCI급 논문의 10건 중 4건(38.4%, 2만3262건)이 여기서 나온다. 이곳 기관들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가치를 일찍 깨달았다. 대전시립미술관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인 대전비엔날레를 2012년부터 열고 있다.

첫해 주제는 ‘에너지’, 2014년은 ‘브레인(뇌)’, 2016년은 ‘코스모스(우주)’, 지난해는 ‘바이오’였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대전은 과학과 예술이 결합해 무궁무진한 미래를 열어가는 선도 주자다. 동아일보의 과학미술대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창의융합형 대회로 매우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015년부터 과학자들이 실험 도중에 관찰한 장면에 상상력을 보탠 작품을 ‘아트인사이언스’란 이름으로 전시하고 있다. 심시보 IBS 정책기획본부장은 “과학자들은 작품을 만들며 추가 연구를 위한 영감을 얻고, 대중은 접근이 어려운 연구 순간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과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키운다”고 소개했다. 화학연구원은 연구원 시설 내 ‘스페이스 C#’이라는 갤러리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교류를 주선한다.

이번 대회에는 14개 과학기술분야 연구기관이 대거 참여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기술의 핫이슈를 그림 주제로 제시했다. 이들 주제를 공부하다 보면 과학기술이 이끄는 미래가 확연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대전광역시, 특허청,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전시교육청, 대전 유성구, 대전시립미술관 등이 후원한다. 참여 및 후원기관의 장관상과 시도지사, 시도교육감상 등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에게는 대회 이후에도 연중 해당 연구기관에 질의하고 응답을 받을 혜택이 주어진다. 인원 제한으로 선착순 모집한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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