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싫다면서도 日관광 폭발, LCC 역할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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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27 09:03:00 수정 2019-07-27 0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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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등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에 국내에서 일본 제품과 일본 여행에 대한 불매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피치항공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저비용항공사(LCC)가 몸집을 급격히 불리며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이미 대형항공사(FSC)를 추월했지만 서비스 품질은 형편없다. 외형성장에 치중해 특가 꼼수, 엔저에 편승한 일본 노선 확대 등에 집중하다 정작 고객 편의라는 공익 기능은 등한시했다. LCC 산업의 폭풍성장을 노린 투기성 자본이 몰려들고, 이익만을 좇는 투자자들이 공익 가치가 반영된 항공면허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만 보고 있어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여행 수요가 이미 한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일본 경제보복 이슈가 불을 지핀거죠.” (항공업계 관계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그간 ‘효자 노선’으로 불리던 일본 노선을 두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고심에 빠졌다. 엔저 영향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지만, 최근 줄어드는 수요와 경제보복 이슈까지 겹쳐 향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LCC들은 일본 노선을 감축하는 등 ‘탈(脫) 일본’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이번 현상이 LCC들의 영업방식이 아웃바운드에 과도하게 편향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외국인을 국내로 데려오는 ‘인바운드’ 영업이 활성화 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저가항공사들은 내국인을 외국으로 실어 나르는 ‘아웃바운드’ 영업에 치중하며 관광수지 적자를 부추겨 왔다.

◇ 아베 집권기 대일 호감도 급감 속 여행객은 되레 급증

© News1
지난 12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일본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2%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때는 41%로 최고치를 찍었으나 2015년 17%로 급격히 떨어졌고, 이번에 수출규제 이슈가 겹쳐 다시 한 번 일본에 대한 호감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방일 한국인 관광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2011년 165만8073명에서 2015년 400만2095명으로 2.4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753만8952명으로 아베 내각 출범 이전에 비해 4.5배 뛰어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방일 방한 일본인 수(284만8527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일 갈등은 아베 집권시기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부터 역사·정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수출규제 전 대일 호감도가 가장 낮았던 2015년은 아베 내각이 역사교과서에 위안부·강제징용 등 서술을 삭제조치하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내용의 영문 동영상을 배포하던 시기다. 하지만 그해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보다 45.3%(400만2095명) 늘었다.

일본 여행 수요가 한일관계 갈등상황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항공·여행업계에서도 한일관계가 악화될 때에는 오히려 방한 일본인 여행 수요 변화에 민감했고, 방한 일본 여행 수요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 “싼 맛에 일본간다”…일본 노선 ‘과당경쟁’으로 판 벌린 LCC

© News1
방일 한국인 관광객 급증 배경에는 국내 LCC의 경쟁적인 일본 노선 확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LCC들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효과에 편승해 지방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공급을 늘려 왔다. 비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취항도 자유로워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수익성을 내기 쉬운 구조기 때문이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본지역 운항편수는 약 75%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14년 7만799편에 불과했던 일본 지역 운항편수는 2016년 9만1672편으로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만3598편에 달했다.

공급석을 경쟁적으로 늘리다보니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항공사들은 특가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고객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낮아져 “싼 맛에 일본 간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일본 여행 수요 활성화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내 취항지도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기존 인기노선을 비롯해 다카마쓰, 시즈오카 등 소도시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에어서울은 취항 초기 국내선을 포기하고 일본 지선 중심의 소도시 노선을 단독 운항하며 수익을 내왔다. 현재도 전체 18개 노선 중 12개 노선이 일본 노선으로 일본노선의 비중이 60%로 높은 편이다.

◇ LCC, 일본 비중 낮추고, 아웃바운드 영업 자제해야

하지만 일본의 여행 수요 증가세는 올해 들어 예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최근 엔화가치가 상승한 영향과 동남아 등 대체 여행지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방일 한국인 수는 325만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같은기간 베트남으로 떠난 한국인 수는 176만420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늘었고, 대만행도 9.8%, 말레이시아행도 11.8% 늘어났다.

여기에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슈가 겹치며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항공사들도 줄어드는 일본 여행 수요와 수출규제 이슈 장기화에 대비해 앞다퉈 일본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 과거 경쟁적으로 늘렸던 일본 노선 확대가 수익 악화 우려로 돌아온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9월 초부터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등 2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고, 에어부산은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7월 하순, 8월 중순부터 각각 무안~오이타, 부산~오이타 등 2개 노선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수요를 확보하는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상품 발굴보다 편한 아웃바운드에 기댄 단순 영업 전략이 빚은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기회에 항공사들이 단기적 수익을 올리기 위한 영업전략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관광 수지나 장기적인 항공업계 발전으로 보면 인바운드 전략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그동안은 아웃바운드만 경쟁적으로 늘려왔다”며 “이번 기회에 LCC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인바운드 개발쪽으로 영업전략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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