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지연, 특가 꼼수…폭풍성장 저가항공의 배신
뉴스1
입력 2019-07-26 11:08 수정 2019-07-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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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가 몸집을 급격히 불리며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이미 대형항공사(FSC)를 추월했지만 서비스 품질은 형편없다. 외형성장에 치중해 특가 꼼수, 엔저에 편승한 일본 노선 확대 등에 집중하다 정작 고객 편의라는 공익 기능은 등한시했다. LCC 산업의 폭풍성장을 노린 투기자본이 신규항공사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부작용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익만을 좇는 투자자들이 공익 가치가 반영된 항공면허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만 보고 있어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2006년 제주항공 취항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저비용항공사(LCC)는 6곳으로 늘었다. 최근 신규 항공면허를 취득한 3개 업체를 더하면 9곳에 이른다.
그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해외여행의 문턱을 낮춘 LCC들은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확대해 왔다. 항공권 가격 문턱을 낮춰 해외여행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점은 LCC 성장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했던 항공산업 생태계는 경쟁구도로 전환됐고 운임 인하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덕분에 LCC 산업도 폭풍성장을 거듭했다. 가성비를 선택한 고객 이용이 확대되며 올해 5월 기준 LCC들의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30%에 육박했다. 국내선 점유율은 이미 대형항공사를 추월해 50%를 훌쩍 넘었다.
2013년 15% 안팎에 불과했던 LCC들의 국제선 점유율은 매해 확대됐다. 5월 기준으로 2017년 25.7%, 지난해 28.6%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29.3%까지 늘어났다. 2011년만 해도 국제선 여객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대형항공사(FSC)는 10년도 못돼 시장의 20%가량을 LCC들에게 내줬다. 이런 추세라면 1∼2년 안에 국제선 부분에서도 LCC가 FSC(대형항공사) 점유율을 추월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LCC 성장세가 무섭다는 의미다.
그런데 서비스 품질 등 내실은 외형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해외여행 문턱을 낮추긴 했으나 특가 항공권 꼼수, 불공정 약관 등으로 소비자 불만은 쏟아졌고 “항공 서비스 품질이 오히려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LCC를 이용한 고객들의 피해구제 접수건수는 매년 늘었다. 최근 3년간 LCC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1146건으로 이중 지난해에만 379건이 몰렸다.
전년 대비 총 접수건수는 25건(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항공사는 진에어(66.6%)와 이스타항공(39%)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구제 건수 역시 국적사 평균치를 상회했다. 지난해 국적사 평균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이용자 100만명당 5.5명이었지만 에어부산(1.8명)을 제외한 5개 저비용항공사는 모두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같은 소비자 민원 증가는 불공정 약관으로 결항이나 수하물 분실·파손 등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든 구조적 문제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가 항공권 꼼수도 LCC간 과당경쟁이 빚은 부작용 중 하나다. 언뜻 파격적인 가격으로 여겨지지만 위탁 수하물 운임료를 가격에서 제외하는 눈속임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정상 운임가에는 위탁수하물 운임료가 포함됐으나 특가에는 제외돼 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수하물 위탁수수료와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가격은 대폭 늘어난다.
특히 특가항공권 대부분이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규 노선에서 주로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부분이다. 예약이 많이 되지 않는 노선이나 시간대를 특정해 항공권 가격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불가피하게 항공권을 취소하면 환불 수수료는 거의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환불 수수료 수익이 LCC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는 현상이 발생했다. 진에어의 경우 올해 1분기 항공권 관련 수수료만 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4억원) 대비 무려 63.6% 늘었다.
1분기 기준 항공사별 지연율 추이.(출처=국토교통부) © News1
실제 1분기 기준 국제선 항공 지연율 상위 5개 업체 중 4곳은 LCC가 차지했다. 그중 이스타항공은 6%의 지연율을 보이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지연율인 2.1%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았다.
이 관계자는 “LCC 규모는 커졌지만 관련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며 “신규 LCC 진입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이런 문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압박으로, 품질에 대한 투자가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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