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반년째 0%대 상승…당분간 저물가 지속될 듯(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19-07-02 15:16 수정 2019-07-02 15:1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통계청, 2일 '2019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6월 상승률 0.7%…집세 등 서비스물가 낮은 수준
무상급식등 복지정책영향…외식비 1.9% 상승그쳐
양파 -2.6% 하락폭 축소…돼지고기값도 3.7% 하락
정부 "물가 안정세…하반기 1% 내외서 움직일 것"



집세 하락과 무상급식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반년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 여름 전기료 인하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이같은 저(低)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 대비 0.7% 올랐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 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이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 2~11월 10개월 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 부진 등의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서비스 물가의 상승률이 낮았던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 5~6월 내내 하락하며 기준선(2003년 1월~2018년 12월=100)을 밑돌았다. 현재의 생활 형편에 대한 생각이나 앞으로의 수입에 대한 전망 등이 모두 부진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경기 비관론이 우세해졌다는 뜻이다.
서비스 물가는 3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집세는 지난 4월(-0.0%)부터 5월(-0.1%)에 이어 6월(-0.2%)에도 하락했다. 집세가 연달아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는 건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1년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전세는 0.1% 올랐지만 월세가 0.5% 하락했다.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도 지속됐다. 개인 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전년 동월 대비 41.4% 하락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대 고공행진을 보여오던 외식비 역시 학교급식비가 반영되면서 1.9% 오르는데 그쳤다. 공업제품으로 잡히는 남자학생복과 여자학생복 가격도 각각 -48.1%, -45.4% 내렸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던 석유류와 채소류가 각각 3.2%, 2.5% 하락했다. 유류세율 인하 폭은 지난 5월부터 15%에서 7%로 절반가량 줄었지만 정책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세 정책이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작용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값이 각각 -5.3%, -1.7% 하락했다. 채소류 중에선 무(-28.8%), 고구마(-11.2%), 마늘(-8.4%), 참외(-5.7%) 등의 가격이 내렸지만, 하락 폭은 다소 둔화됐다. 연초 30%대 감소 폭을 보이던 양파 가격은 2.6% 내리며 하락 폭이 축소됐다.

농산물 가격은 3.2% 올랐는데 이 중 곡물 상승률이 1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강(105.7%), 찹쌀(21.5%), 현미(20.8%), 쌀(10.1%) 등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생강의 경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수요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축산물은 0.7%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됐던 돼지고기 값은 3.7% 하락했다. 고등어(-7.4%) 등 수산물 값은 0.9% 내렸다.

지출목적별로 나눠 보면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2.0%로 가장 컸다. 이밖에 음식 및 숙박(1.8%),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1.7%),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1.2%) 등이 올랐다. 반면 통신(-2.8%), 교통(-1.0%), 오락 및 문화(-0.1%), 의류 및 신발(-0.1%) 등은 내렸다. 통신비의 경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확대되면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에 지난해 5월부터 1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김 과장은 하반기 물가와 관련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택시료가 오르겠지만 7~8월엔 전기료가 인하될 예정이고 9월엔 고등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납입금이 무상으로 바뀌는 등 상방 요인은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0.8%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7% 올랐다.

물가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6개월 연속 1% 미만 수준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양호한 기상 여건, 국제유가 안정 등 공급 측 하방 요인과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정책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곤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수출, 투자와 더불어 소비가 부진하면서 수요 측 하방 요인도 작용해 물가가 정상 경로보단 낮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과장은 다만 전기료 인하로 인한 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해에도 전기료를 하락했었기에 전년 동기 대비해선 마이너스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물가 상황에 대해 그는 “9월엔 유류세 인하 등도 종료될 예정이라 1%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세종=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