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탐내는 신세계…너무 조용한 ‘정중동’ 행보 왜?

뉴스1

입력 2019-06-13 15:35 수정 2019-06-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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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이 제안한 동서울터미널 복합화 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News1

한진重과 협상 중…최종 결정까진 공개 無
하남 물류센터 추진 실패 경험, 여론 분위기에 촉각


신세계그룹이 서울 알짜 부지로 꼽히는 동서울터미널 매입을 추진한다. 일각에선 강남센트럴시티와 같은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다만 신세계는 구체적인 계획과 매입 절차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지난해 물류센터 건립 실패의 쓰라린 경험이 있어서다. 자칫 공론화될 경우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동서울터미널 매입 물밑 작업…‘조용히 조용히’ 왜?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KT&G와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해 한진중공업이 소유한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와 한진중공업은 터미널 승하차장을 지하화하고 호텔·업무·상업시설 복합화 준비를 시작했다. 한진중공업은 서울시에 최대 32층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한진중공업은 자금 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개발 대신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4월 투자설명서에서 동서울터미널 매각으로 상반기에 39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개발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인 셈이다.

현재 양측은 전반적인 개발 방향과 매각대금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이미 터미널 개발사업 경험이 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한 센트럴시티를 백화점을 포함한 상업시설로 활용 중이다. 동서울터미널 역시 유동 인구가 많아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문제는 백화점 사업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1인 가구 증가와 새벽배송을 앞세운 온라인 공세로 오프라인 점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10억원)보다 8% 감소했다. 신세계가 백화점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면 매입가격을 낮춰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정상화를 위해 인천 율도 부지와 동서울터미널 매각,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세계 컨소시엄도 조급한 한진중공업 상황을 알고 있어 논의가 길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간은 신세계 편이어서 서둘러 일을 진행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가 최대한 조용히 움직일수록 급해지는 건 한진중공업 쪽이다.

◇ 하남 물류센터 추진 실패 경험…전철 밟을까 ‘함구’

신세계가 이처럼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것은 온라인 전문센터 실패의 교훈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는 지난해 하남 미사지구에 온라인 전문센터를 설립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 핵심으로 꼽히는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김포·용인 물류센터만으로 수도권 배송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미사에 30층 높이의 지역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트럭 수백대가 오가는 교통대란을 우려한 지역민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을 포함한 상업시설은 지역 주민들이 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동서울터미널 복합화 사업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은 데다 미사지구 실패 경험이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 복합화 사업의 도시계획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개발 방향에 따라서 여론이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사를 대체할 물류 센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동서울터미널은 한진중공업과 협의 중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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