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 경상수지 적자 일시적…5월 흑자전환될 것”

"4월 통상 외국인 배당 지급 집중되는 시기…배당수지↓"
"연간 경상수지 600억달러 흑자 예상…수출 하반기 개선"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것을 두고 정부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음달에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4월 적자는 일회적,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면서 배당수지가 마이너스가 나왔다. 이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2년 4월(-1억4000만달러)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외국인 배당금 지급으로 소득수지가 큰 폭 적자를 내며 경상수지를 깎아 먹었다. 지난달 배당소득지급액이 67억8000만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계절적으로 4월은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로, 4월 한 달 배당수지 적자 규모가 연간 규모를 웃돌기도 한다. 이에 지난달 배당수지는 49억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도 5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96억달러) 보다 쪼그라들었다. 수출 실적이 483억달러로 전년 동월 수준(515억1000만 달러)보다 6.2% 감소한 탓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여파로 세계 교역량이 부진한 데다 반도체 단가 내림세가 지속 이어지고 있어서다.
서비스수지는 14억3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 이후 2년4개월 만에 적자 폭이 가장 적었다. 외국인 여행객이 늘고 운송수지가 개선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6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1억1000만달러)보다 축소된 영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억 달러 개선된 것이다.

배당금 지급 이슈에 따라 경상수지의 월별 편차는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다음달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재부는 내다봤다.

5월 무역수지 흑자가 23억달러 규모로 축소됐지만, 통상 상품수지는 통관 기준 수출입차로 계산되는 무역수지보다 30억달러 더 크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올해 1~4월 평균 무역수지는 33억달러였고, 같은 기간 상품수지는 63억달러였다. 상품 수출엔 가공·중계무역 등 무통관 수출이 포함되고, 상품 수입엔 통관 수입에 포함되는 운임·보험료 등이 제외되는 데서 오는 차이다.

서비스수지 역시 올해 들어 1년 전 대비 5억달러 이상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추세적인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 국장은 “세계 경제가 정점을 찍은 후 점차 하향하는 추세여서 올해 들어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락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반도체 단가 하락 역시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계절성이 경상수지의 경우 기조적 흐름이 중요하다고 판단, 올해 연간으로는 6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예상했다. 특히 지난 1~5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7.4% 감소했지만, 수입 역시 1년 전보다 3.9% 감소한 점 등을 고려해 상품수지가 연간 1000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낼 것으로 봤다.

외환위기 이후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다. 월 기준으로 2012년 중(1, 2, 4월) 3차례 발생한 것이 가장 최근이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에 상품수지에서 적자가 났다. 그러나 당시에도 수출(-1.3%)과 함께 수입(-0.9%)도 감소하면서 연간으로는 경상수지(487억9000만달러)와 상품수지(485억9000만달러)가 모두 4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 폭이 가장 작았던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직전인 2008년이었다. 공급 측면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상품수지와 경상수지의 흑자 폭이 대폭 축소됐다. 당시 수출이 13.6% 증가할 동안 수입은 22% 불어나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위협을 가했다.

정부는 수출입과 경상수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무역금융·수출마케팅 등 이미 마련된 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과 더불어 ▲품목 다변화 ▲시장 다각화 ▲수출 주체 다양화 ▲디지털 무역 인프라 구축 등 ‘수출 구조 3대 혁신 대책’을 추진해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분야별 대책은 6~9월 사이에 발표될 예정이다.

범부처 합동으로 가동 중인 ‘수출활력촉진단 2.0’을 통한 현장 지원도 강화한다. 기재부는 지난달 말부터 산업통상자원부 등 타 부처와 합동으로 소비재, 신 수출동력, 주력품목, 스타트업, 강소기업 등 5대 중점 분야 25개 업종 3000여개 기업을 찾아가 수출 애로를 발굴·해소하고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