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는 대장, 고양이에게는 엄마가 되는 주인
노트펫
입력 2019-05-20 09:07:45 수정 2019-05-20 09:08:58


[노트펫] 개의 친척이며 개와 같은 조상을 가진 늑대는 무리를 지어 사는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이다. 늑대가 무리에서 이탈하여 혼자가 되면 극도의 허전함, 외로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외톨이가 된 늑대는 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끊임없이 하울링(howling)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울음소리를 들은 늑대 무리는 낙오한 구성원을 찾기 위해 움직인다.
혼자 아파트에 남겨진 개는 주인과 함께 있을 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보통 개는 주인과 함께 있으면 약간의 자극 정도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빈 아파트에 나 홀로 있는 상태가 되면 집 주변의 조그마한 소음이나 움직임에도 심하게 반응한다.
개가 이런 민감한 행동을 하는 것은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무리 구성원이 모두 흩어졌고, 자신만 빈 둥지에 남아있으니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개는 자신이 내는 울음소리를 저 멀리 있는 주인이 듣기를 원한다. 그리고 빨리 귀가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물리적으로 너무 먼 거리에 있다. 또한 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근무중’인 상태다.
이런 민감한 개들 때문에 아파트에서는 주민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미국의 대도시는 도그 워커(dog walker)가 존재한다. 그들은 견주(犬主)가 귀가할 때까지 일정 시간 동안 개를 맡아준다. 밥도 주고, 산책도 하고, 같이 놀아주기까지 한다.
도그 워커도 엄연한 직업이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므로, 개 한 마리만 책임지지 않는다. 보통 십여 마리 정도 되는 개들을 돌본다.
평일 근무시간에 많은 개들을 데리고 미국 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개를 많이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도그 워커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최근 도그 워커의 역할은 애견미용실에서 하고 있는 것 같다.
늑대 무리는 공포의 대상이다. 늑대보다 체구가 크고 힘 센 포식자도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 흑곰이나 푸마는 물론 그리즐리 같은 불곰들도 어지간하면 건드리지 않는다. 늑대라는 동물 한 마리는 생태계에서 절대 강자가 아니지만, 늑대 무리는 야생 최강의 포식자라 할 수 있다.
늑대 무리는 엄격한 규율에 따라 움직인다. 인간의 눈으로는 무질서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늑대 무리는 자신들만의 확실한 서열을 가지고 있다. 늑대가 이런 질서를 무시하다가는 그에 부합되는 응징을 조직에서 당하게 된다. 심할 경우에는 내쳐질 수도 있다.
늑대의 본능과 피를 가지고 있는 개가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연의 본능에 순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개는 사람이 함께 섞인 무리에서 무리 구성원 중 누가 대장인지 본능적으로 안다. 그리고 무리의 대장에게는 더욱 충성스럽게 행동한다.
하지만 개와 달리 고양이의 선조들은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이 아니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던 작은 포식자였다. 야생고양이가 무리를 이루는 시기는 일생에서 매우 짧은 순간뿐이다. 어미가 무한애정을 갖고 새끼들을 돌보는 시기뿐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자신을 돌봐주는 존재를 어미와 동일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고양이의 일생에서 그런 맹목적인 보살핌과 사랑을 주는 존재는 어미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건 고양이의 나이와도 관련 없는 일이다. 고양이가 새끼든, 성묘(成猫)든 관계가 없다. 주인의 보살핌 속에 자란 고양이는 비록 체구는 어른이지만, 내면은 덩치 큰 새끼 고양이일 뿐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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