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TS가 타니 더 고급져 보이네”…팰리세이드 6000억 원 홍보효과
변종국 기자
입력 2019-05-19 17:00 수정 2019-05-19 19:08
현대 팰리세이드 타고 빌보드 시상식 참석 방탄소년단. 현대자동차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팰리세이드 광고로 ‘현대(Hyundai)’를 어떻게 발음(과거 현다이)해야 하는지 이제야 제대로 알게됐어.”
“지민(BTS멤버)왕자 완전 멋있다. 영상보고 팰리세이드 사전계약했어요.”
“BTS가 나오니 팰리세이드가 더 고급져 보이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광고에 달려 있는 반응들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팰리세이드 홍보대사로 BTS를 위촉하면서 상품 홍보는 물론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일 현대차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에스엠투네트웍스’는 BTS 홍보대사 위촉으로 현대차가 약 6000억 원의 홍보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BTS를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BTS 측은 광고를 선택할 때 단순히 금액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캐릭터와 이미지 등을 고려해 멤버들이 직접 광고를 선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모터쇼에서 BTS가 등장하는 팰리세이드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BTS가 글로벌 문화 행사에 참여할 때면 팰리세이드를 지원하고 있다. BTS는 올해 1월에 진행된 ‘그래미 어워드’와 5월 열린 ‘2019 빌보드 뮤직어워즈’에 팰리세이드를 타고 나타났다.
에스엠투네트웍스에 따르면 BTS가 출연한 현대차 관련 영상물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공유되거나 재가공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발적 게시물이 203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게시물들은 올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약 21억 회가량 노출 됐다. 온라인 각종 매체에 분당 9개의 현대차 관련 포스팅이 올라온 셈으로 초당 162회가량 게시물이 노출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약 8억7000만 개의 ‘인게이지먼트(좋아요 클릭 및 댓글달기 등의 반응)’을 만들어 냈다. 이중 약 97% 가량이 긍정적인 반응을 담고 있었다. 특히 BTS를 글로벌 홍보대사로 선정한 이후 지난달까지 현대차와 관련된 SNS상의 긍정적인 언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2017년 11월~2018년 3월)보다 2배 이상인 약 70만 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의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어들인 ‘타고 싶다’ 또는 ‘사고 싶다’라는 표현도 기존보다 약 30배 증가했다.
올해 2월 현대차가 영국 런던의 중심가인 피카딜리 광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아미피디아(ARMYPEDIA)’를 알리는 홍보를 한 것도 큰 효과를 봤다. 아미피디아는 BTS 공식 팬클럽 ‘아미(ARMY)’와 인터넷 사용자가 스스로 정보를 등록·편집하는 ‘위키피디아(Wikipedia)’의 합성어다. BTS와 관련한 전 세계 모든 콘텐츠가 모인 디지털 기록 저장소인 것이다.
현대차는 아미피디아를 홍보하면서 현대차 브랜드 광고 영상을 덧붙여 상영했다. BTS 팬들이 이를 재가공하면서 현대차의 로고가 박힌 사진과 영상 등이 1만2000건이나 생성됐다.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9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돼 전 세계로 전파됐다.
국내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최근 TV광고를 보는 소비자가 주는데다 온라인 광고도 스스로 차단하는 미디어 소비 형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BTS의 협업은 고객이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 스스로가 광고를 재생산하도록 유도한 ‘신의 한 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유럽 등은 물론 향후 중남미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현대차의 인지도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BTS의 위대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에서만 2만 대의 계약을 달성했고, 출시 첫 달 1908대를 시작으로 올해 4개월(1~4월)동안 2만4632가 팔렸다. 올해 하반기(7~12월) 중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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