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이제 음악처럼 스트리밍… 구글 ‘게임의 법칙’ 바꾼다

곽도영 기자

입력 2019-03-21 03:00 수정 2019-03-21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새 플랫폼 ‘스타디아’ 연내 공개


구글이 새로운 형태의 게임 서비스인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를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별도의 게임기(콘솔)나 게임팩이 없어도 개인 스마트폰이나 PC, 태블릿에서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바로 스트리밍 형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최근 각종 규제와 신작 부재로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시장의 새로운 판이 열렸다’는 기대와 함께 ‘결국 구글 생태계로 게임 업계가 종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게임판 넷플릭스’, 업계 새 활로 될까


‘모두를 위한 게임 플랫폼 창조(Building a game platform for everyone).’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개발자회의(GDC) 현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이 같은 문구를 띄우자 객석이 술렁였다. 오프라인 비디오게임이나 온라인 PC게임,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통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스타디아는 업계에서 ‘게임계의 넷플릭스’라 불린다. 음악·영화 산업이 음반을 사고 비디오테이프(VHS)를 빌려 집 안 기기를 통해 즐기던 시대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으로 격변한 것처럼 콘솔과 게임팩을 사서 집에서 즐기던 비디오게임 시장도 결국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구글의 계산이 깔려 있다.

게임사들 입장에선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의 소니와 ‘닌텐도 스위치’의 닌텐도 등 전통 강자들이 잡고 있던 안방 게임 시장까지 진출할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단순히 배급만 하는 것을 넘어 오리지널 시리즈를 직접 제작하는 넷플릭스의 모델을 따른다면 구글이 직접 세계 각지에서 개발팀을 발굴해 운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이 막힌 국내 게임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로 여기고 있다. 전체 게임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 3월 게임 판호(허가권) 발급을 전면 중단하자 한국 게임 업계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개발 중이던 업체들은 판로가 갑자기 막혀 버린 데다 최근 국내에서도 모바일게임 결제 한도 제한, 셧다운제 확대 등 게임 규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당분간 막힌 상황에서 하이엔드 게임이 다른 루트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구글 제국 종속 우려도’

게임 시장에서는 ‘구글 제국’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경계도 나왔다. 이미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곤 안드로이드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사실상 종속돼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게임 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의미 있지만 향후 스타디아의 입점 수수료 규모나 게임업체들의 종속성 등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게임 업계 입장에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결과적으로 구글의 생태계 속으로 포섭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스타디아는 올해 안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및 유럽 대부분 지역에 우선 출시될 예정이라고 구글은 밝혔다. 아시아 지역 출시 시점은 미정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