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프로골퍼 김대현이 돌아왔음을 느낍니다”

고봉준 기자

입력 2019-01-31 15:55:00 수정 2019-01-31 16: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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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김대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과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를 호령하던 ‘바람머리’는 오간 데 없었다. 입대 전 수없이 마주했던 카메라 역시 친숙해보이지 않았다. 2년 사이 큰 변화가 있었다는 생각이 스칠 즈음, 미사일처럼 하늘을 가로지르는 타구가 ‘장타왕’ 김대현(31)의 복귀를 알리고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필드로 복귀하는 김대현을 1월의 끝자락에서 만났다. 최근 전역 후 연습장인 수원 컨트리클럽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대현은 “2년 전처럼 매일 골프채를 잡으니 비로소 프로골퍼 김대현이 돌아왔음을 느끼고 있다”며 활짝 웃고는 “제대를 하고 나니 몸이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 비거리가 입대 전보다 더 많이 나간다. 공백기가 크게 느껴지질 않을 정도”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골퍼 김대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예비역으로 돌아온 장타왕

김대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골프 대표 장타자다. 데뷔 시즌인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5시즌 연속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를 차지하며 신기원을 작성했고, 2009년에는 코리안 투어 사상 최초로 30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303.682야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화끈한 장타를 앞세워 통산 4승을 올린 김대현은 2017년 4월 군 복무를 위해 잠시 필드를 떠났다.

“사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2016년 6월 집사람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난 뒤 이듬해 4월 포천 맹호부대로 배치를 받았다. 기갑차 포수가 내 주특기였다. 그런데 그해 8월 아들이 태어나면서 상근예비역으로 자리를 바꾸게 됐다. 부양가족이 새로 생기면 집과 가까운 곳에서 복무를 할 수 있는 규정이 있더라. 덕분에 남은 기간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야전 복무는 값진 경험이 됐다. 김대현은 “이전까지 골프 밖에 몰랐던 인생이었다. 그러나 군 복무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삶을 알게 됐다”며 “물론 살면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기갑차 포수로서의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고 지난 군 생활을 되돌아봤다.

장타왕 김대현의 등장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연소(19세) 시드권자로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김대현은 크지 않은 신체조건(신장 182㎝·체중 82㎏)임에도 300야드 내외의 장타를 뽐내며 필드 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09년으로 기억한다. 그때 코리안 투어 최초로 300야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를 돌파했다. 웬만한 파5는 투 온이 가능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당시만 해도 비시즌 하루에 10시간씩은 운동을 할 때라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무서울 것도 없었고….”

이처럼 거칠 것 없던 김대현은 그러나 2011년을 전후해 부상과 해외 진출의 벽에 가로막혀 슬럼프에 빠졌다. 꿈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Q스쿨 통과가 번번이 좌절되는 사이 어깨 부상까지 겹치게 됐다. 2013년에는 PGA 2부투어에 데뷔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프로골퍼 김대현.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공백기 무색한 장타력

그러나 PGA 투어 도전이 모두 끝난 것만은 아니다. 김대현은 필드 복귀 이후 틈틈이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이달부터 시작하는 미국 샌디에이고 동계훈련 도중에도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지역예선에 출전해 티켓을 얻어낼 심산이다.

이를 위한 비장의 무기는 역시 장타다. 김대현은 “장타력만큼은 여전하다”며 여유 있게 웃어 보였다. 자신이 직접 꼽은 장타의 원동력은 파워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연성 강화 운동. 숨은 비결이 “너무 뻔하다”는 되물음에 김대현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내놓았다. 바로 축이 되는 오른발이다.

“스윙을 모두 마칠 때까지 오른발을 떼지 않는다. 힘을 끝까지 전달시키려고 이러한 동작을 취한다. 주위 동료들도 ‘너의 장타 비결은 오른발에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인터뷰를 모두 마친 뒤 다시 연습장 타석으로 들어선 김대현은 2년 전 못지않은 장타를 뽐냈다. 힘차게 때린 공을 300야드 길이의 드라이빙 레인지 가장 먼 곳으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는 수줍게 웃으며 한마디를 보탰다.

“제대하고 나니 몸이 더 가벼운 느낌이다. 비거리도 예전보다 더 나간다. 하하.”

수원|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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