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절반, 설 자금사정 ‘赤신호’…원인은 ‘인건비’
뉴시스
입력 2019-01-21 15:26 수정 2019-01-21 15:28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국내 중소기업 절반 이상의 자금 사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는 이 같은 애로의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858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2019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50.8%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 실시한 결과 대비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전체의 9.5%에 불과했다.
조사결과 업계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56.3%)을 1위로 꼽았다.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사정 곤란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판매부진(47.5%) ▲원부자재 가격상승(26.9%) ▲판매대금 회수 지연(22.7%)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7.1%) ▲금융기관 이용곤란(10.6%) 등이다.
구체적 비용에서는 설 관련 필요자금은 감소했지만 부족자금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의 설 필요 자금은 평균 2억2060만원으로, 지난해 2억3190만원보다 1130만원 감소했다. 반면 부족자금은 전년 대비 5710만원이 증가한 7140만원으로 조사됐다.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전년대비 7.8%포인트 증가한 32.4%로 집계됐다.
필요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상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응답기업의 51.1%는 부족한 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결제연기’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금 조기회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도 38.9%에 달했다. 자금부족 문제가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도 27.9%를 차지했다. 특히 매출액 기준 ‘10억 미만 업체’에서 이 같은 응답비중이 높아 영세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지원 확대가 절실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8.3%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거래시 주요 애로사항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8.0%), ‘고금리’(33.6%) 등을 꼽았다.
올해 설 상여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대비 4.2%포인트 감소한 51.9%로 나타났다. 정액 지급시 1인당 평균 65.1만원을, 정률 지급시 기본급 대비 52.5%를 지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설 휴무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79.8%가 ‘5일 휴무’를 계획했다. 이어 ‘4일 휴무’ 11.7%, ‘3일 휴무’ 5.2% 순이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심리의 악화 및 산업경쟁력 약화 등에 기인한 판매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매출액이 적은 기업은 자금사정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아 이들의 경영 여력을 감안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매출액뿐 아니라 성장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포용적인 금융 관행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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