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권금융, 인수기업에 상근감사직 만들어 ‘與인사 낙하산’ 논란

박성민 기자

입력 2018-12-27 03:00:00 수정 2018-12-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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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통제받는 준공공기관, ‘펀드온라인코리아’ 400억에 인수
상근감사 민주당 당직자 출신 내정… 주총 앞두고 주주들에 동의 요구
회사측 “헤드헌팅업체 추천 받아”


준(準)공공기관인 한국증권금융이 인수를 앞둔 민간 금융회사에 상근감사직을 신설한 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 인사를 내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던 증권금융이 자회사의 감사 자리에까지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친정권 인사를 앉혀 ‘보은 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펀드 쇼핑몰(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 및 이사진 교체 안건을 의결한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013년 9월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40여 개 자산운용사와 증권유관기관 등이 출자해 설립한 곳. 하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대주주 재선정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올 7월 증권금융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증권금융은 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러면 펀드온라인코리아 지분 5%를 보유한 증권금융은 지분 54.99%의 최대 주주에 올라선다. 이와 함께 임시 주총에선 증권금융이 내정한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신임 대표이사, 사외이사, 상근감사도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논란이 되는 것은 증권금융이 그동안 비상근이던 감사직을 상근으로 바꿔 최영찬 씨(55)를 내정한 점이다. 최 감사 내정자는 16대 국회에서 조재환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 보좌관을 거쳐 강원도당 사무처장, 더불어민주당 직능국장, 국회사무처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금융 고유 업무는 물론이고 경영진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 직무와도 무관한 경력의 인사가 감사 자리에 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감사 보수 한도는 1억 원에 이른다. 증권금융은 주총을 앞두고 주요 주주인 자산운용사들에 최 내정자의 선임에 동의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증권금융 측은 “최 내정자는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추천을 받았다. 국회 정책연구위원 활동 등을 해 금융 전문성이 없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그동안 반복돼 온 증권금융의 ‘낙하산 인사’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증권금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증권을 담보로 금융투자회사에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투자자 예탁금을 맡아 운용하는 곳이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준공공기관’(공직유관단체)으로 분류돼 금융위원회의 통제를 받는 대신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지낸 정완규 현 사장을 포함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5명의 사장이 모두 금융위원회 출신이었다. 2016년 8월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감사에 선임돼 논란이 됐고, 올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자 경희대 법대 동문인 김대식 감사가 선임돼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 이번 논란을 두고 금융당국과 정권 실세가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는 관치 행태가 현 정부 들어 심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대형 공기업도 아니고 소규모 펀드 투자 기업에까지 친정권 낙하산이 내려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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