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 확바뀐 녹번역 일대…3년만에 ‘5억’짜리가 ‘10억’ 점프

뉴스1

입력 2018-11-29 09:27 수정 2018-11-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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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녹번역 투시도(현대건설 제공)© News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래미안·힐스테이트 등 신규 아파트 입주 시작
집값 급등에 세입자들 삼송·원흥지구로 떠밀림 현상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일대가 브랜드타운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내년까지 2개 단지 입주가 시작되고 신규 분양도 예고됐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으로 꼽혔던 은평구마저 집값이 큰폭으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내집마련은 더욱 팍팍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30일 응암1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역’을 분양한다.

이번 사업은 녹번역 일대 4번째 분양이다. 2015년 ‘래미안 베라힐즈’(녹번1-2구역)를 시작으로 이듬해 ‘힐스테이트 녹번’(녹번1-1구역)이 공급됐다. 지난해 10월 등장한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응암2구역)은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9.8대1로 마감됐다. 녹번역 일대가 1군 브랜드로 둘러싸인 셈이다.

정부의 9·13 대책으로 거래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도 분양권엔 수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었다. 여기에 신규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매물 찾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래미안 베라힐즈 전용면적 84㎡(입주권)는 지난 8월 9억원에 거래된 후 아직 신고된 것이 없다. 현재는 9억∼10억원에서 매물이 올라와 있다. 2015년 12월 당시 분양가는 5억원 안팎이었다. 또 힐스테이트 녹번(분양권) 전용면적 84㎡는 10억원에 거래됐다. 집값은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들의 전셋값은 4억원대 후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들은 사실상 자기자본 없이 주택을 보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녹번역은 지하철 3호선뿐 아니라 통일로를 따라 광화문·종로 출퇴근이 편리한 입지다. 도보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근에 청약을 앞둔 시기엔 입주권·분양권이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며 “신규분양 인기가 높다면 웃돈은 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역 분양가는 3.3㎡당 약 1900만원대로 책정됐다. 주력 평형인 전용면적 84㎡는 5억9030만∼7억1370만원이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15년 전후에 매물로 나온 입주권을 포기한 손님들이 상당수 있었다”며 “당시는 거품이었다고 판단해 보류한 분들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현지에서도 은평구 집값이 대폭 올랐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분위기다. 은평구는 서울에서도 저평가를 받는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서울의 비이상적인 집값 급등 현상은 은평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은평구 연도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Δ2013년 -1.65% Δ2014년 0.71% Δ2015년 2.88%로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신규 아파트 분양 이후인 2016년 6.93%에서 2017년 4.21%로 상승폭이 반짝 줄었지만 올해 14.72%로 급등했다. 가구당 평균 집값도 2013년말 3억3944만원에서 지난달 기준 4억9052만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도 4억9052만원에서 7만2034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결국 집값 급등을 버티지 못하고 인근 고양시로 밀려나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들이 찾는 지역은 같은 3호선 라인을 이용할 수 있는 삼송·원흥지구다. 같은 3호선 라인으로 출퇴근 불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떠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새 아파트가 10억원 가까이 형성되면서 세입자들이 고양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규 아파트에서 시작한 급등이 GTX 호재를 타고 전방위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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