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여의도 개발 좌초…집값 하락에 각자도생?

뉴시스

입력 2018-11-16 09:07 수정 2018-11-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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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통개발’ 발언으로 들썩였던 용산·여의도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13 대책 이후 두 달 간 여의도가 속해있는 영등포 아파트매매가격은 0.36%, 용산은 0.52% 상승했다. 영등포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저 상승률을 보였고 용산은 광진·중랑에 이어 22위를 기록했다.

9.13 대책 전까지만 해도 용산·여의도는 ‘박원순 發’ 개발호재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용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만에 최고 1.72%, 영등포는 1.36% 올랐다. 각각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민들은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용산·여의도 개발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부터 진행되고 좌초되길 반복했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박 시장이 개발계획을 미루자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며 개별 재건축을 추진하는 움직임들이 생기고 있다.

지난 10월17일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재건축사업 진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자리에는 광장, 공작, 한양 대표아파트 주민들도 참석했다.

같은달 15일 수정아파트 주민들은 2004년 설립돼 사업을 추진해온 재건축조합을 해산시켰다. 시범·광장아파트처럼 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해 사업에 속도를 내보려는 것이다. 추진위원회나 조합설립 과정 등을 건너뛰어 재건축 사업 기간을 1~2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

반대편에 위치한 한양아파트 재건축추진 운영위원회도 주민총회로 신탁사를 선정해 시행자지정 동의서 징구를 개시했다. 다만 신탁사 선정 여부에 대해서는 주민 의견이 분분해 물밑 작업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대교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과 손을 잡고 권리가액 산정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해 단체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강남이나 마포, 흑석은 재건축으로 달콤한 맛을 봤기 때문에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주민들 입장에선 마음이 답답하고 급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답답하기는 용산도 마찬가지다. 용산구 이촌동 B공인공개소 대표는 “10년 전 오세훈 시장이 개발하려고 했다가 좌초돼서 크게 침체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용산 서부이촌동은 2007년 용산지역 통합개발 계획에 포함되며 집값이 급등했다가 2013년 개발을 맡은 시행사가 부도마녀서 가격이 급락한 적이 있다. 2007년 8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연립주택은 2013년 2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다시 추진되던 ‘용산 마스터플랜’은 지난 8월 주택시장이 안정화 될 때까지 무기한 보류됐다. 주민들은 지역발전을 위해선 통합개발이 낫다는 입장이었지만 “사실상 통합개발은 물 건너갔다”며 개별 재건축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중산시범아파트 주민 255세대는 8월 용산구에 시유지매수신청을 했다. 재건축을 하려면 토지에 대해 소유권을 취득해야하는데 중산시범아파트가 위치한 토지가 서울시 소유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매수 면적을 정확하게 기재할 것을 요청해 용산구청은 10월8일 해당 사항을 주민들에게 전달한 상태다.

이촌1구역은 7월 용산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입안 신청을 했다.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촌1구역에 걸쳐있는 이촌시범아파트 1개동도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시유지매수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해당 내용들을 아직 검토 중에 있다.

용산구 이촌동 C공인중개소 대표는 “학교 같은 기반 시설도 없고 은행은 하나밖에 있어 주거환경이 열악한 동네”라며 “옆 동네인 마포는 많이 좋아졌는데 이 지역은 개발이 자꾸 늦어지니까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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