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 역풍 맞은 은행권, 희망퇴직 ‘칼바람’

뉴스1

입력 2018-11-16 06:15 수정 2018-11-16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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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올해도 희망퇴직 협의…하나, 270명 떠나
은행권, 퇴직자 더 늘 듯…“아랫돌 빼서 윗돌” 불만


KB국민은행. 2016.12.12/뉴스1 © News1

정부의 청년 일자리 압박에 떠밀린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과 희망퇴직 가이드 라인을 정하지 못한 국책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희망퇴직을 진행했거나, 노사 간 논의 중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노사 협의가 마무리되면 내달 중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하고 접수한다. 아직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진행 중인데 따라 본격적으로 희망퇴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과거 사례와 노사 협의 안건으로 올라온 점을 고려하면 내달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에도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올해 초 약 4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도 정부가 신규채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지난 5월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희망퇴직도 마다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한 만큼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인원이 떠날 수 있다. 비슷한 시기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7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70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올해는 건너뛰고 내년에 큰 폭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례로 우리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받을 때 1000명 이상이 몰렸다. 올해는 더 많은 인력이 몰릴 수 있어 희망퇴직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자기자본비율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숙련된 인력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 위원장 발언 이후 신호탄은 KEB하나은행이었다. 지난 8월 KEB하나은행은 만 40세 이상, 근속기간 만 15년 이상의 임직원 274명을 대상으로 준정년퇴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약 270명이 떠났다.

NH농협은행도 하반기에 실시한다는 원칙만 세워둔 상태로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NH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수준(530여명)이거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시니어 직원들의 경우 임금피크제로 인해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좋은 조건으로 떠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부담스러우면서도 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영업 구조를 생각하면 점진적으로 인원을 줄여야 해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용 문제와 인력 부족에 대한 부담이 늘 논쟁이지만, 정부가 시니어 인력을 줄이고 주니어 인력 채용을 원하는 만큼 당분간 희망퇴직 규모는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미봉책이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기획재정부의 인건비 상한 규정에 묶여 희망퇴직금 수준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노사 간 합의를 못 하는 상황이다. 기재부와 금융위가 금융공기업 퇴직자에 대해 더 많은 위로금을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나 결론을 내지 못해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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