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61주만에 하락… 강남4구 약세 두드러져

강성휘 기자

입력 2018-11-16 03:00 수정 2018-11-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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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두달… 부동산시장 냉각

“호가가 1억∼2억 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네요. 아무래도 대출 규제가 직격탄이었던 것 같아요.”(서울 강남구 청담동 J공인 대표)

서울 아파트값이 61주 만에 떨어졌다. 9·13부동산대책을 기점으로 하면 두 달 만의 하락 전환으로 주택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지난해 9월 첫째 주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9·13대책을 기준으로는 9주 만에 아파트값이 빠졌다. 서울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도 전주 상승률(0.04%)의 절반인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전국 아파트값은 0.02%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에서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작게는 0.03%에서 크게는 0.10% 떨어졌다. 지난주 0.10% 하락한 송파구는 이번 주에도 같은 하락폭을 이어갔다. 강남구는 ―0.07%에서 ―0.09%로 하락폭이 커졌다.

다른 지역 부동산 시장 역시 차갑게 식은 상태다. 강남4구와 함께 단기간 급등했던 동작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3%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대문구(―0.01%)도 이번 주 하락 전환했다.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 용산, 성동구는 아파트값이 제자리걸음(0.00%)을 했다. 중구가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지만 0.08%에 그쳤다.

원혜진 한국감정원 연구원은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경전철 등 개발 호재가 있긴 하지만 9·13대책으로 인한 소비심리 억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9·13대책 발표 이후 급반전했다. 대책 발표 직후인 9월 셋째 주 0.26%였던 가격 상승률은 한 주 뒤 0.10%로 크게 줄었다. 이후로도 계속 상승폭이 감소했다.

일선 중개업소도 “거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더샵 1차’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몇 달 전만 해도 매물 부족으로 한 주에 수천만 원씩 뛰었던 곳인데 최근에는 찾는 사람이 끊기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고 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심리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15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9포인트 떨어진 128이었다. 8월 155.9로 올해 최고치를 찍은 뒤 9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한 달 전보다 가격 상승 및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것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금리 인상, 소득세법 개정 등 향후 남은 변수들이 모두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들이기 때문에 강남권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강북권으로 번져 나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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